대형마트 반팔·냉감이불 등 전진
에어컨 매출 지난주比 90% 증가
이른 더위에 상품 운영방식 변화
겨울옷 코너도… 다른 계절 공존
때이른 더위에 유통 현장이 빠르게 ‘여름 모드’로 전환되고 있다. 한낮 체감온도가 30도에 육박하자 경기도 대형마트와 의류 매장 곳곳에서 계절이 뒤섞인 풍경이 펼쳐졌다.
20일 오후 수원시내 한 대형마트. 입구를 지나자마자 선풍기와 이동식 에어컨, 물놀이 튜브와 접이식 풀장이 매대 전면을 채우고 있었다. 아직 4월 중순이지만 반소매 티셔츠와 냉감 이불을 고르는 소비자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장을 보러 나온 한 40대 주부 이현아씨는 “며칠 사이 갑자기 더워져서 아이들 여름용품을 좀 보러 나왔다”며 “아직 4월인데 벌써 이 날씨면 여름 준비를 안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같은 날 화성시 한 복합쇼핑몰 의류 매장. 입구에는 에어리즘·쿨웨어 판매 안내문이 걸렸고 내부에는 얇은 기능성 티셔츠와 린넨 셔츠가 매대 전면을 차지하고 있었다. 반소매 티셔츠를 집어 들고 소재를 확인하는 고객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불과 몇 걸음 떨어진 코너에서는 전혀 다른 계절이 공존하는 모습이 펼쳐졌다. 한쪽에서는 두툼한 겨울 외투와 니트류를 정리해 할인 판매하는 이월상품 코너가 운영되고 있었고 옷걸이에는 털이 달린 패딩이 그대로 걸려 있었다.
이곳 매장 직원은 “예년보다 더위가 빨리 시작되면서 본사 차원에서 여름 상품 진열 시기를 앞당겼다”며 “겨울 재고를 정리하는 동시에 여름 수요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업들도 이 같은 변화에 맞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가전 유통업계에서는 냉방 제품 수요가 급증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기준 에어컨 매출은 전주 대비 약 90%, 선풍기는 1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맞춰 주요 브랜드 에어컨을 앞세운 ‘얼리 세일’ 행사에 돌입하는 등 성수기를 앞당겨 대응하는 모습이다.
제조사 역시 서비스와 마케팅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예년보다 이른 시점부터 에어컨 사전점검 서비스를 실시하며 수요 선점에 나섰다. 4월부터 냉방기기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점을 반영해 점검 시기를 앞당기고 세척 서비스 할인 등 프로모션도 함께 진행 중이다. 패션업계도 빠르게 방향을 틀고 있다. 삼성물산, 이랜드 등 주요 패션업체들은 여름 신상품 출시 시점을 예년보다 앞당기는 한편 냉감·통기성 소재 중심으로 라인업을 재구성하고 관련 물량도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유통 현장에서는 겨울이 채 지나기도 전에 봄을 건너뛰고 곧바로 여름 상품이 진열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여름 더위가 예상보다 일찍 시작되고 길어질 것으로 보고 계절 상품 운영 방식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며 “기존처럼 시기에 맞춰 매대를 교체하기보다 날씨와 기온 흐름에 맞춰 상품을 동시에 운영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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