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 경과’ 중동전쟁… 쇼크 장기화 조짐

 

국제가격 불과 3개월새 150% 급등

플라스틱 건설 자재 구매 ‘불투명’

불경기에 ‘설상가상’ 어려움 토로

포장재값 상승 소상공인도 악영향

원유에서 추출하는 나프타는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산업의 꽃’이라고 불린다. 이런 나프타의 가격이 전쟁 이후 고공행진을 거듭하며 산업계 전방위적으로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제 석유 가격을 공시하는 페트로넷을 보면 이달 2일 평균 나프타 가격은 배럴당 141.26달러를 기록했는데 전쟁 전인 지난 1월 2일에는 배럴당 56.38달러였다. 가장 차이가 큰 두 시점을 비교할 때, 불과 3개월 사이에 150%나 오른 셈이다.

사정이 이렇자 나프타를 통해 만드는 플라스틱 건설 자재들이 충분히 생산되지 못해 주문을 해도 원하는 만큼의 물품을 제때 구매할 수 있을지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도내에서 전기공사 기자재를 유통하는 B 업체는 “거래처에서 플라스틱 자재를 주문해도 물품이 충분치 않아 언제 공급하겠다는 확답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거래처 입장에서는 자재를 확보하지 못해 공사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건설 경기가 좋지 않았는데 전쟁까지 터져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 관계자는 “전쟁 전 민간 건설 시장은 거의 죽어있는 상태였다”며 “‘진짜 이렇게 안 좋을 수 있나’하는 정도였는데 전쟁까지 터져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나프타가 활용되는 포장재의 가격 상승은 소상공인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30일 소상공인연합회는 성명서를 통해 전쟁 전 미터톤(MT) 당 약 640달러였던 나프타 가격이 최근 1천220달러로 2배 가까이 폭등했고 플라스틱 용기 및 비닐 제작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 현장에서는 ‘포장 용깃값이 40% 넘게 올랐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지난달 말이나 지금이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더욱이 소비가 위축돼 소상공인들은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지만, 팽팽한 긴장 상태가 언제 풀릴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이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결국 원유 수급 정상화가 필수적이라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문제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미국은 이란에 우라늄 농축 중단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란이 미국의 요구를 온전하게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한번에 큰 요구를 관철시키는 것 보단 작은 부분부터 협상하며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안정화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요구 사항을 쪼개서 협상해 나가는 식으로 하고 그 과정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면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에너지, 시장 불안정 문제를 일단 해결할 수 있다”며 “국제사회 입장에서 보면 이란 핵 문제보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 더 급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