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시설 대피 헛걸음 시켜도 ‘공중협박죄’ 가중처벌 안된다
5년 이하 징역 등 처벌 신설 불구
“양형 낮아 범죄 예방 효과… 미미
인력 동원 비용 손배 청구 필요”
‘발신번호표시제한’ 용의자 추적
인천 남동구 인천교통공사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112 허위신고가 접수돼 경찰특공대가 수색을 벌이고 전 직원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해 폭발물 설치 협박 근절을 위한 ‘공중협박죄’ 처벌 규정이 신설됐지만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에 대한 허위신고가 반복되고 있다.
■ “인천교통공사에 폭발물 설치했다”… 반복된 허위 신고
지난 20일 오후 5시56분께 “인천교통공사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112신고가 들어왔다. 신고 접수 직후인 오후 6시10분께 경찰특공대 등 인력 44명이 인천교통공사 청사로 출동해 수색을 벌였고, 3시간여만인 오후 9시15분께야 끝마쳤다.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4월20일 온라인 보도)
인천에서 이 같은 허위신고는 잇따랐다. 지난해 8월과 9월에는 일본인 변호사를 사칭한 인물이 인천지역 학교 3곳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팩스를 보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같은 해 10월에는 인천 서구 대인고등학교 재학생 A(17)군이 119 안전신고센터 홈페이지에 폭발물 설치 관련 허위 글을 7차례 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경찰청은 A군에게 형사 처벌과 별개로 112출동 수당, 출장비, 유류비 등을 합산해 7천500여만원 규모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도 했다.
인천남동경찰서 관계자는 “이번 신고는 발신번호 표시 제한을 걸어 112로 접수된 사건으로, 통신사 IP 확인 등을 통해 용의자를 추적 중”이라며 “공중협박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처벌 강화됐지만… 국가중요시설에도 별도 규정 없어
폭발물 설치 허위신고에는 형법상 ‘공중협박죄’ 등이 적용된다. 지난해 3월 신설된 공중협박죄는 불특정 다수를 향한 협박에 대해 5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을 규정한다. 허위신고로 경찰이 출동했다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도 적용돼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이 추가될 수 있다.
하지만 공중협박죄 내에 철도·항만·공항 등 국가중요시설에 대한 폭발물 협박을 별도로 가중처벌하는 규정은 없다. 국가중요시설은 파괴되거나 기능이 마비될 경우 국가안보와 국민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시설이다. 테러가 발생하면 일반 대중이용시설에 비해 대규모 피해를 미칠 수 있는 만큼 허위 폭발물 설치 신고 등 협박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교통공사 청사 내 통합관제실은 인천도시철도 운행을 24시간 관리하는 핵심 시설로, 통합방위법에 따라 ‘나급’ 국가중요시설로 분류된다. 전날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협박 신고가 들어온 상황에서도 통합관제실 인력은 긴장을 유지한 채 자리를 지켜야 했다. 이 같은 허위 폭발물 관련 신고가 이어질 시 도시철도 운행 관리에 차질은 물론, 경찰특공대 등 전문 인력의 낭비가 생긴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청사 건물 이외 각 역사에 있는 시민들에게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역사 내 기관사들에게는 미심쩍은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보고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했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국가중요시설은 폭발물 테러 위협이 이뤄질 시 다른 시설보다 시민들의 공포가 가중될 수 있어, 이에 맞는 사법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상습범이 아닌 이상 공중협박죄가 적용되는 사례도 적고, 적용이 되더라도 양형이 낮게 이뤄지다 보니 범죄 예방 효과가 적다는 비판도 있다”고 했다.
이어 “모방범죄를 막고 사회적 혼란을 줄이기 위해 경찰 조직 차원에서 허위신고에 대한 인력 동원 비용 등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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