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객 안전이냐, 레저의 자유냐

 

병목 구간 혼잡·토양 소실 등 우려

자원 훼손도… 소규모 활동은 허용

과잉규제… 협의점 찾기 선행돼야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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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가 오는 2030년까지 북한산에서 산악마라톤 대회 개최를 금지하기로 하면서 산길이나 숲속을 뛰는 트레일러닝 허용 범위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아직 경기도에서 비슷한 갈등이 비화한 사례는 없지만 경기도에서 활동하는 트레일러너 단체 측은 금지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다.

21일 경기도내 지자체와 국립공원공단 등에 따르면 북한산에서는 올해부터 산악마라톤 행사를 열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자연공원법에 따라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국립공원공단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 측은 산악마라톤대회 참가자와 일반 탐방객이 병목 구간에서 만나게 되는데 이 경우 좁은 등산로를 지나가는 과정에서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이런 규제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가 안내한 연구자료를 보면 트레일러닝처럼 단기간에 다수가 등산로를 뛰게 되면 토양 소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동부 이베리아 반도의 산악 러닝 트레일에서의 4년간 토양 침식률’(스페인 발렌시아대학교 지리학과)논문에 따르면 스페인 동부 알쿠디아 데 크레스핀스 지역 트레일러닝 구간을 조사한 결과 연평균 1.28㎝의 토양 유실이 발생하고 있었다. 이 구간에서는 4년여간 러너들이 총 4만3천여번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는 “3년 전에는 산악마라톤 대회 참가자가 돌이나 시설물에 라커칠을 해 주최 측을 고발하는 일까지 있었다. 자연·자원 훼손과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해 대회를 금지하게 된 것이며 소규모로 몇몇이 모여 등산로를 뛰는 것까지 제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세부적인 지침 없이 대규모 트레일러닝 자체를 금지시킨 것은 과잉 규제라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4월 초 수원 광교산, 오는 5월과 7월 각각 광주 남한산성과 군포 수리산에서 트레일 대회를 여는 트레일러닝대회 주최 측은 트레일러너와 탐방객이 함께 산을 이용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 이태재 회장은 “대규모 산악마라톤 대회를 일률적으로 모두 금지하는 게 아니라 탐방객과 트레일러너간 코스 분리 등에 대해서 관리 주체 측과 협의점을 찾기 위한 노력이 선행됐어야 한다. 트레일러닝이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제2의 북한산 사례가 또 발생할 수 있어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한 때”라고 했다.

지자체 산림을 관리하는 도내 한 관계자는 “최근 산을 뛰어 올라가는 이들이 많이 늘어난 듯했다”며 “현재로서는 트레일러너와 탐방객간 갈등이 없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주의해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