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정운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학교는 사회의 모습을 반영한다. 매년 진행되는 졸업식, 수학여행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2014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이후에 배를 타는 수학여행은 급격히 줄었다. 졸업식에서도 전통적인 꽃다발 축하가 없어지진 않았으나, 다양한 방식으로 축하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최근엔 학교 내 컴퓨터 부품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학교를 비교적 쉽게 오갈 수 있는 전산장비 유지보수 직원이 벌인 일이었다. 인천시교육청 전수조사 결과 메모리와 저장장치, CPU까지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액은 9천만원에 달한다. 이번 사건은 메모리 반도체 등 컴퓨터 부품 가격이 최근 큰 폭으로 오르는 등 사회의 모습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1개 업체가 100여개 학교의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구조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인천에 있는 학교만 500개가 넘는다. 피해 학교는 8개교로 확인됐지만, 인천시교육청이 전수조사를 진행한 것은 추가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다른 시도교육청도 인천에서 발생한 사건에 관심을 가졌다. 대구시교육청은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 이상 여부를 확인하기도 했다. 전국에 있는 많은 학교는 비슷한 구조를 가졌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다행히 아직 다른 지역에서는 비슷한 사건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교육청은 관리감독 강화 등을 포함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 다만 이는 학교 PC와 관련돼서다.

학교는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기도 하지만, 사회를 닮기도 했다. 교사와 학생뿐 아니라 다양한 구성원들이 존재하고 학교 운영을 위해 건축, 토목, 전기, 통신 등 다양한 분야가 얽혀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교 시설과 장비 운영 측면에서 사각지대는 없는지 더욱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사회에서 발생한 대형 인명사고는 결국 관리 부실에 기인한 경우가 많았다. 관행적인 관리는 결국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번 메모리 절도 사건을 통해서도 드러났다. 사회와 학교는 닮았다.

/정운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