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85자 분량 시장후보 출마선언
구도심 역사 활용 청년산업 연계
중앙정부 발맞춰 이중소외 해결
경쟁 없는 ‘단수 공천’ 내부 결집
“실행보다 용역” ‘8기’ 5번 언급
지난달 4일 더불어민주당 인천광역시장 후보자로 단수 공천된 3선의 박찬대(인천 연수구갑) 국회의원이 워밍업을 마치고 22일 인천시청 애뜰광장에서 공식 출마 선언을 하며 링 위에 올랐다.
지역 현안 관련 현장 방문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박 의원은 이날 200자 원고지 24장 분량(공백 포함 4천685자·제미나이 분석 결과)의 긴 출마 선언문을 읽으며, 그동안 아꼈던 비전과 공약의 얼개를 쏟아냈다. 출마 선언문에는 ‘인천’이란 단어가 78회로 가장 많이 등장하고, ‘시민’ 31회, ‘대한민국’ 12회, ‘미래’ 8회 등이 많이 언급된 키워드다. “인천시민이 공들여 키운 박찬대가”, “대한민국의 눈부신 미래를 맨 앞에서 이끌게 하겠다”는 출마 선언문 속 문장으로 압축할 수 있다.
■ 핵심 공약은 ‘ABC + E’
박 의원이 제시한 핵심 공약은 산업 육성 전략 ‘ABC + E’다. ‘A’는 인공지능(AI)으로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의 물류 AI 자동화, 청라국제도시 AI 커넥티드카·사이버 보안 기술·로봇 AI 산업 집적화, 글로벌 AI 오토밸리 조성 등을 담았다. ‘B’는 송도국제도시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 산업 육성, ‘C’는 문학경기장 일대 K-컬처 스타디움 조성 등 K-콘텐츠 산업 클러스터 구축이다.
‘E’는 에너지로 해상풍력 산업과 인천의 차등 전기요금제 적용, 기후환경테크 클러스터 조성 등이다.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가 아닌 산업 육성 전략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눈에 띈다.
구도심 정책은 제물포구, 미추홀구 문학경기장 일대, 부평 지역을 중심으로 공약을 설계할 전망이다. 이들 지역에 있는 산업유산과 역사를 활용하고, K-컬처·콘텐츠와 청년산업을 연계하는 성장거점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교통 정책으로는 인천발 KTX,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B, 수도권 서남부선, 주안~송도선, 청학역 정차와 함께 GTX D(Y자 노선), GTX E, 인천순환 3호선, 경인선 지하화 등을 공약했다.
이재명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박 의원은 중앙정부와 손발을 맞추며 인천의 이중소외 문제(수도권 규제 완화 등)를 해결하고, 정부 예산·정책을 끌어오겠다고 했다. 단기 공약으로는 ‘긴급 민생회복 100일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인천e음카드 혜택을 확대하고, 산후조리비와 청년월세 지원 확대, 아동급식 단가 인상 등이 주요 내용인데, 유정복 시장이 최근 추진하고 있는 ‘인천형 민생지원 추가경정예산’ 관련 정책과 궤를 같이한다.
■ 화려하게 등장한 도전자
박 의원은 근래 인천시장 선거에서 가장 화려하게 등장한 도전자라 할 수 있다. 민주당에선 8년 만에 새로운 시장 후보를 배출했다. 이날 출마 선언 자리에는 인천지역 민주당 국회의원 9명을 비롯해 박남춘 전 인천시장, 고남석 민주당 인천시당 위원장 등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2014년 민선 6기, 2018년 민선 7기, 2022년 민선 8기 지방선거에서 현역 인천시장에 맞섰던 ‘도전자 후보’들은 비교적 단출하게 출마 선언을 했다. 2014년 선거에서 도전자 입장이었던 유정복 시장, 2018년 선거 때 박남춘 전 시장, 2022년 선거 때의 유정복 시장은 모두 당내 경쟁자들과의 경선 등으로 출발이 다소 늦었다. 박 의원은 경선 없이 본선에 직행하면서 내부를 결집하고 공약을 검토하는 등 본선 레이스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었다.
이날 박 의원은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된 유정복 인천시장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민선 8기’를 5차례 언급했다. 박 의원은 민선 8기 시정에 대해 “성과보다 발표가 많았고, 실행보다 용역이 많았다. 옆 동네 서울은 배라도 띄웠지만, 우리 인천은 삽도 제대로 못 떴다”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한 ‘한강버스’에 빗대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의원은 “원도심 상인의 목소리에 원도심 재생의 답이 있고, 남동공단 중소기업의 호소에 교통과 산업 혁신의 답이 있으며, 영종 젊은 부모의 걱정에 공공의료의 답이 있고, 강화 어르신의 서운함에 접경지역 부흥의 답이 있다”며 “직접 현장으로 달려가 문제를 푸는 현장형 시장이 되겠다”고 했다.
아직 현직을 유지하고 있는 유정복 시장은 이달 말께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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