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게 ON’ 경기 브랜드…

‘대형마트 IN’ 고객 눈도장!

 

경기도주식회사, 킴스클럽 거래 68억→72억

유통채널 연계 판매증가·고객과 접점 넓어져

화성RPC, 3년째 입점 물량·매출 2배쯤 늘어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제미나이AI이미지 재가공 /클립아트코리아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제미나이AI이미지 재가공 /클립아트코리아

대형마트의 문턱은 높다. 브랜드 인지도와 물량,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야 비로소 입점이 가능한 구조에서 중소기업에게 오프라인 매대는 좀처럼 닿기 어려운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그런데 최근 이 문턱이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공공기관과 유통사가 협력해 지역 중소기업 제품을 매장에 올리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판로가 열리고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사례도 나타나는 모습이다. 유통망 진입이라는 성과를 바탕으로 중소기업 성장 가능성이 열리면서 향후 확장 방향과 과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매대에 오른 경기 브랜드,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 눈길 사로잡다

이랜드에서 운영하는 마트 브랜드 킴스클럽이 경기도주식회사와 협업해 경기도 소재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 확대에 나섰다. 2026.4.21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이랜드에서 운영하는 마트 브랜드 킴스클럽이 경기도주식회사와 협업해 경기도 소재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 확대에 나섰다. 2026.4.21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최근 수원시 팔달구의 한 킴스클럽 매장. 엘리베이터 게시판부터 ‘경기도 중소기업 상생특가’를 알리는 전단지가 눈에 띄었다. 매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경기도 상품 코너가 전면에 배치돼 있었고 쌀과 계란, 생고기 등 생활 밀착형 식품이 매대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최대 40%까지 할인하는 상품 진열대 앞에는 장을 보러 나온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가격 경쟁력은 확실했다. 이날 1등급 한우 국거리는 100g당 3천99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이커머스 최저가가 4천원 중후반대에서 형성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체감 가격 차가 적지 않았다. 쌀 역시 마찬가지다. 10kg 기준 5만원 안팎에 형성된 ‘대왕님표 여주쌀’은 온라인에서 4만2천800원 수준까지 할인 판매되고 있었지만 매장에서는 3만9천990원에 진열돼 있었다. 대부분 품목이 온라인 최저가보다도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며 소비자 선택을 끌어당기는 모습이었다.

카트를 끌고 매대를 둘러보던 60대 주부 박경자씨는 “한우인데 이 가격이면 괜찮아서 담았다”며 “요즘 물가 부담이 크다 보니 할인 폭이 크면 먼저 눈이 간다”고 말했다. 행사 상품인 포장 갈비탕을 구매한 50대 주부 유영숙씨는 “경기도 중소기업 제품이라는 건 크게 의식하지 않았지만 품질이 괜찮으면 기억해뒀다가 다시 찾게 될 것 같다”며 “마트에서 보고 괜찮으면 이후 온라인으로 재구매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할인 행사에 이끌린 소비가 먼저 형성되는 모습이었지만 동시에 매대를 통해 제품을 처음 접하고 이후 구매로 이어지는 흐름도 함께 나타나고 있었다.

■ 거래액 70억 돌파… 외형 성장 속 확대되는 기회

이랜드에서 운영하는 마트 브랜드 킴스클럽이 경기도주식회사와 협업해 경기도 소재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 확대에 나섰다. 사진은 킴스클럽 강남점. /이랜드 제공
이랜드에서 운영하는 마트 브랜드 킴스클럽이 경기도주식회사와 협업해 경기도 소재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 확대에 나섰다. 사진은 킴스클럽 강남점. /이랜드 제공

이 같은 흐름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킴스클럽을 운영하는 이랜드에 따르면 경기도주식회사 관련 거래액은 2024년 68억원에서 지난해 72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중 킴스클럽 기획전 매출은 17억원에서 30억원으로 확대되며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이는 단순히 유통 채널 연계를 통한 매출 증가뿐 아니라 소비자 접점이 넓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흐름으로 평가된다. 특히 일부 제품은 기획전 이후에도 상시 판매로 이어지며 유통망 안착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도 지원사업으로 이랜드와 이번 사업을 협업한 경기도주식회사 관계자는 “직접 제품을 구매하고 경험한 소비자를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재구매로 이어지는 효과가 나타났다”며 “이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판매 지점 확대와 개별 기획전 추진 등 추가 판로 확장 가능성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 매출 2배 늘며 판로 확대… 채널 다변화 효과 확인

화성RPC는 3년째 이랜드와 경기도주식회사가 협업한 경기도 중소기업 상생특가전에 쌀을 납품하고 있다. 2026.4.21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화성RPC는 3년째 이랜드와 경기도주식회사가 협업한 경기도 중소기업 상생특가전에 쌀을 납품하고 있다. 2026.4.21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현장에서는 판로 확대 효과가 실제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 화성시에서 쌀을 생산·유통하는 화성RPC는 경기도주식회사를 통해 킴스클럽 매장에 3년째 입점하며 판매를 이어가고 있는 대표적인 도내 기업이다.

화성RPC는 2024년 전국 킴스클럽 매장에 약 26t 규모의 쌀을 납품해 6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후 2025년에는 납품 물량이 50t으로 늘어나며 매출도 1억3천만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1년 사이 납품 물량과 매출 모두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특히 기존 삼성웰스토리와 화성 지역 학교 급식 등 B2B(기업 간 거래) 납품과 쿠팡 등 온라인 판매 중심이었던 유통 구조에서 벗어나 일반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접점을 확보한 점이 의미 있는 변화로 꼽힌다. 매장에서 화성RPC의 쌀을 접한 소비자가 포장지에 기재된 QR코드나 연락처를 통해 별도 구매로 이어지는 사례도 나타나며 소비 채널이 확장되는 흐름이 확인되고 있다.

온라인 소비층과 구분된 오프라인 소비층을 확보한 점도 특징이다. 화성RPC 김진욱 과장은 “온라인은 30~40대 중심 소비자가 주된 반면 오프라인 매장은 50~60대 이상 고객 비중이 높아 서로 다른 소비층을 확보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며 “유통 채널이 넓어지면서 고객층 자체가 확장되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납품업체 중심으로 운영되는 대형 유통사 오프라인 매장에 별다른 위험 부담 없이 진입한 점도 의미 있는 성과로 꼽힌다. 그는 “납품업체 입장에서는 물량 확보와 가격 경쟁력, 기존 납품사와의 경쟁 등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해 대형 유통사에 직접 입점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이번 사례는 진입 자체만으로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과장은 “최근 소비 시장이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섣불리 나서는 것은 부담이 큰데 이번 사업은 비교적 낮은 리스크로 새로운 채널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급식 B2B·온라인 탈피 오프라인 소비층 확보

지역 상생 모델에 상품 경쟁력 키우기 도움도

1회성 행사 넘어 지속적 노출로 인지도 높여야

판로설계·시장안착 공공형 파트너 역할 강화

■ “기회는 열렸다”… 소비자 신뢰·상품 경쟁력 쌓는 단계

전문가들은 이번 시도가 중소기업의 유통 진입 장벽을 낮추고 소비자 접점을 넓힌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제품 경쟁력이 있음에도 유통망에 들어가지 못했던 기업들에게 기회를 열어준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지역 상생 모델”이라며 “대형 유통 입점은 매출 확대뿐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 형성과 다른 유통 채널로의 확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한 번 입점 경험이 쌓이면 이후 유통망 확장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 판매를 넘어 상품 경쟁력을 키우는 과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포천의 식육판매업체 에이티는 이랜드팜앤푸드, 경기도주식회사와 협업해 양념육을 기획상품으로 공동 개발해 매장에 선보였다. 단순 입점이 아니라 상품 기획 단계부터 유통사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중소기업 제품이 시장에 맞게 다듬어지는 과정을 거친 사례다. 다만 지속적인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소비 경험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중소기업 제품은 인지도가 낮아 구매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은데 지자체가 참여해 품질과 가격을 함께 보완하면 소비자 신뢰가 형성되는 계기가 된다”며 “한 번의 행사로 끝내기보다는 반복적인 노출과 판매를 통해 소비자 인지도를 쌓아가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경기도주식회사 역시 단기 지원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유통 채널과 연계를 통해 지속 가능한 판로 구조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주식회사 관계자는 “복합쇼핑몰, 팝업매장 등 변화된 시장환경에 맞는 신규 유통 채널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단순 입점 지원을 넘어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는 판로를 설계하고 시장 안착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공공형 유통 파트너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지원·윤혜경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