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m내 같은 브랜드 금지 됐지만
본사, 일괄적 도보거리 정책 ‘고집’
‘동의시 출점’ 예외 규정도 이용
“요구 반대하는 것 사실상 불가능”
최근 자신이 운영하는 편의점 근처에 같은 프랜차이즈 편의점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격분한 점주가 흉기를 들고 프랜차이즈 지역 사업소를 찾아 협박하는 사건(4월24일 인터넷 보도)이 벌어졌다.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하자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수익창출에만 치중한 본사 측에서 지역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일괄적인 신규 점포 출점 정책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는 점주들의 영업권을 보호하기 위해 기존 가맹점에서 도보 거리 기준 250m 내에 같은 브랜드의 가맹점을 신규 출점하는 것을 막았다.
국내 대형 편의점 프랜차이즈들은 이런 기준에 맞춰 가맹점 출점 허가를 내주고 있다. 다만, 기존 가맹점주가 동의할 경우 도보 거리 기준을 넘지 않더라도 신규 가맹점 출점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두고 있다.
하지만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제시하는 일괄적인 도보 거리 기준이 현장 사정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경기 지역 내에서도 인구 밀도가 높아 상권이 촘촘한 지역이 있는 반면, 농촌 지역의 경우 250m가 넘어도 같은 상권으로 묶이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안산시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최모(53)씨는 “차량 고객이 대부분인 국도 근처나 읍, 면 단위에 있는 편의점들은 인구 밀도가 떨어지는 만큼 상권 면적도 크다”며 “이런 지역은 가맹점이 한 곳만 들어서도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지는데, 지역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가맹점주의 동의를 전제로 한 예외 규정 역시 사실상 본사의 편의를 위한 장치라는 게 가맹점주들의 설명이다. 점주는 본사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려운 구조에 놓여있어서다.
경기 북부지역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도 수년 전 본사의 요구에 근처 편의점 신규 출점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본사 직원이 매일 편의점에 찾아와 동의서를 써달라고 압박을 하니까 혹여나 재계약에 문제가 생길까 봐 거부하기가 어려웠다”며 “본사가 임차권을 가지고 있는 위탁 가맹점에 고용된 점주는 본사 요구에 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렇다 보니 가맹점 매출이 임금과 이어지는 데도 신규 출점을 거절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국내 한 대형 편의점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는 “(가맹점포 출점 기준에 대해)내부 기준이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순 없다”면서도 “평소 불가피하게 출점이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 가맹점주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해놨다”고 밝혔다.
한편 50대 여성 A씨는 지난 23일 수원시 인계동에 있는 한 편의점 프랜차이즈 지역 사업소를 찾아 흉기를 들고 협박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기지역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편의점 근처에 편의점이 하나 더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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