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제도·당내 경선 구조는 양극화 핵심
국힘, 강성당원 지지 기반 권력 구조 갇혀
민심 비중 대폭 확대해야 ‘극우 편승’ 해소
한국정치를 반정치로 몰고 가는 여러 요인들에는 역사적·정치적 변수와 배경들이 얽혀있다. 항일 투쟁에서의 민족주의 계열과 사회주의 계열의 분파도 빼 놓을 수 없다. 자유시 사변에서의 독립군 희생이 좋은 예다. 당시의 상황을 지금과 단순 비교할 수 없음에도 당시의 공산계열의 독립운동을 용공의 관점에서 보는 반지성 역시 정치를 양극으로 치닫게 만든 주요 배경이다. 윤석열 정권때 홍범도 장군의 항일투쟁 당시 조선공산당 입당을 그렇게 몰고 간 것도 몰역사적 사고의 전형이다. 분단, 쿠데타, 권위주의 대 민주화, 보수와 진보, 산업화와 민주화 등의 한국현대사의 음영이 그대로 투사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정치양극화다.
이러한 역사적 관점보다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제도가 공천이다. 보다 미시적 차원으로 들어가보면 경선에서의 당원 비율이다. 이는 보수·진보 정당 모두 해당된다. 대선, 총선, 지방선거 공천은 정치인에게 사활적이다. 공천 역시 정당의 기능 중 핵심 역할이다. 공직후보를 추천한다는 공천은 공직자 충원의 주요기능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공천이 정치인들에게 결정적이기 때문에 공천이 어떤 제도적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지가 정치를 좌우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런 이유로 노무현 정권때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좁히고자 상향식 경선을 실시했으나 형식에 그치고, 소기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문제는 현재 정치가 거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데 있다. 국민의힘의 지도부가 핵심 원인이다. 지방선거 국면에도 불구하고 의도와 목적이 모호한 방미, 이후 성과와 만난 인사도 비밀에 부치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태들의 원인은 해독 불가이지만, 장동혁 대표로서는 지방선거 이후의 당권 연임을 노리는 나름의 승부수로 보인다. 장 대표 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위한 전략의 효율성 여부를 논하자는 게 아니다. 역사적 당위나 법률적 차원을 넘어 강성당원들의 지지를 받아 대표 연임을 하고, 그렇게 되면 23대 총선의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고, 자신의 세력을 중심으로 차기 대선의 보수 주자가 되겠다는 정치적 로드맵일 수 있다. 결국 시민일반이 가지고 있는 시대정신과 완전히 괴리가 있는 사고에 과몰입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황당한 생각의 기저에는 당 경선에서 책임당원들의 비중이 많고, 이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자신의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장 대표 본인에게는 합리적이겠으나, 정치의 퇴행을 초래하는 결정적 요인이 아닐 수 없다. 정치가 정상적 경쟁의 궤도를 이탈한지 오래인 것은 과하게 기울어진 운동장 때문이고, 이를 초래한 정치양극화는 편의상 ‘강성’이라는 단어에 의해 외피가 가려진 극우세력 때문이다. 이를 야당의 일부 지도부가 과도하게 남용하고 편승하면서 정치의 정상 경쟁이 차단된 것이다. 원인은 대표 경선 등에서 당심의 비중이 높은 것이다.
정당이 당원들의 결정에 의해 대표나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는 논리가 합리적이라면, 못지않게 일반 시민이 참여하는 대중정당은 평균적 시민의 생각이 반영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역시 논리적 정합성이 있다. 현재 당심 대 민심이 5대5, 또는 7대3 이지만 실제 유권자 일반의 의사를 반영하지 못한다. 책임·권리당원이 5, 또는 7이고 나머지 일반민심도 일반당원 위주의 민심이기 때문에 외관만 일반민심 반영이다.
이러한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하려면 민심의 비중을 대폭 늘리고, 실제 민심에 가까운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같이 되면 장 대표가 강성당원을 의식해 극우에 편승하려는 태도는 원천적으로 해소된다. 이는 진보 계열의 정당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논리다. 단지 국민의힘의 지금의 태도가 설명 불가능할 정도로 정상궤도에서 이탈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가 장동혁 변수 외에 변수를 발견하기 어려운 이유는 장동혁 리스크에 모든 변수들이 가려져있기 때문이다. 공천과 전당대회에서 당심의 비중을 줄이고, 보편적 민심을 포괄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제도의 설계가 시급하다. 더 이상 극단적 성향의 당원들에 의해 정치가 망가지는 걸 방치해서는 안된다. 정치의 재구성이 시급하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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