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창민 영화감독 /페이스북 캡처
故 김창민 영화감독 /페이스북 캡처

‘故 김창민 영화감독 사망 사건’과 관련해 보완 수사에 나선 검찰이 28일 피의자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상해치사죄와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가 적시됐다. 앞서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사법부는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잇달아 기각했다. 폭행 피해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수사 과정 전반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국민 법감정과 동떨어진 사법부의 판단은 사회적 공분을 촉발하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해 10월 20일 새벽 경기 구리시 수택동의 한 식당에서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과 식사하던 중 다른 테이블 일행과 소음 문제 등으로 시비가 붙었고, 이 과정에서 폭행을 당해 쓰러졌다. 이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11월 7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김 감독은 장기기증을 통해 4명에게 새 생명을 나누고 세상을 떠났다.

석연찮은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폭행 당시 현장에 출동한 지구대 경찰은 가해자들을 인적 사항만 확인한 채 귀가 조치했다. 명백한 집단폭행 증거인 영상이 있음에도, 경찰은 수사 초기 가해혐의자 6명 중 이모씨 1명만 특정해 1차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이를 받아들여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지만,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은 영장을 기각했다. 가해자들이 사건 발생 후 약 두 달여 동안 구속은커녕 출국금지조차 되지 않은 ‘자유의 몸’이었다는 점도 기막히다. ‘사이버렉카’ 유튜브 방송에 버젓이 출연해 범죄를 방어하는 기이한 상황을 방치한 셈이다.

이후 경찰은 지난 2월 초부터 3월 말까지 이모씨와 임모씨에 대해 네 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와 반려 과정을 거치면서 검찰은 최종 1건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또다시 영장을 기각했다. 임씨의 경우 동종 전과로 집행유예 기간이었는데도,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않은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사법부의 판단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사회적 상식과 국민 법감정을 외면한 채 작동한다면 신뢰는 흔들린다. 법은 냉정해야 하지만, 현실과 괴리된 냉정함은 정의와 멀어진다. 온정주의적 판단이 반복된다면, 사회 전반에 ‘범죄 무감각증’이 확산되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 범죄 피해에 반비례하는 법의 관대함은 선량한 국민을 고통으로 내몬다. 사법신뢰가 깨지면 권위도 무너진다.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