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허가시 ‘미배출’ 조건 콘크리트혼화제연구소
폐수 배출 정황에 주민들 악취민원·불안 호소까지
“행정 허가과정 전면 재검토·합동현장조사 필요”
업체측 “환경보존법상 폐수 배출안되는 지역아냐”
10여 년 법정다툼 끝에 운영 중인 용인시 기흥구 지곡동 ‘콘크리트혼화제연구소’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초등학교에 인접한 곳으로, 건축허가 당시 ‘폐수 미배출’ 조건과 달리 현재 폐수 배출 정황이 있고 학부모와 주민들이 악취민원·불안을 호소하면서 행정 허가 과정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폐수 배출 확인을 위한 합동현장조사 필요성이 제기된다.
■ ‘건축허가 당시 vs 현재’
(주)실크로드시앤티는 2014년 10월 지곡초 바로 옆 부아산 1만1천여㎡ 부지에 지상 3층 규모 연구소 건축허가를 받았다. 콘크리트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첨가 화학 물질을 연구하는 곳으로 학부모·주민들은 유해물질 배출, 학생 안전사고 등을 우려하며 반발했다.
논란이 많았던만큼 국회서도 관심을 가졌다. 2015년 환경노동위원회는 한강유역환경청 국정감사에서 관련해 “폐수 배출시설은 해당 부지에 들어올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실시계획 인가 시 ‘폐수 미배출’을 조건으로 허가를 내줬던 용인시는 2016년 연구소 운영계획에 ‘폐수배출’이 포함된 점을 들어 건축허가를 취소했다. 이에 실크로드시앤티 측은 경기도에 행정심판을 청구, ‘특정 수질오염 물질을 배출한다고 보기 어렵고 폐수배출시설 입지 제한 조건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결정은 뒤집혔다.(2019년10월31일자 10면 보도)
하지만 경인일보가 최근 확보한 해당업체의 ‘2025년 설계신고서’에 따르면 건축허가 당시와 달리 폐수가 하루 1.53t 발생하며,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고, 당초 제시한 친환경 성분 변경 계획은 확인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해당업체는 2024년 기흥구청에 ‘폐수배출시설 설치’ 신고서를 내고 건축허가 당시 전제 요건 사안들을 변경하려 했다. 구청이 이를 거부하자 ‘폐수배출량이 매우 적어 위탁처리하겠다’고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이같은 해당업체의 말바꾸기식 행태에 ‘행정 허가 과정 전면 재검토·실제 운영 불일치 여부 재점검·폐수 발생 처리 과정 검증’ 요구가 커지고 있다. 학부모·주민들은 학교와 인접한 연구소의 화학물질 관리 및 실험폐기물 처리에 대해 전혀 알 수 없다며 불안감을 호소한다.
주민 A씨는 “혼화제를 만들고 난 뒤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주민들이 정확히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며 “노란색 폐수 저장 시설 차량이 들어가는 것도 목격되는데, 차량 색에 따라 폐수 성분이나 질도 다르다고 하고 특히 노란색은 위험하다고 들어 걱정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실크로드시앤티 관계자는 “처음 연구소 인가 받은 10여 년 전에는 (폐수 배출 시설 등이)없는게 맞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신기술 연구 활동을 하다보니 추가 실험수 발생이 예상돼 조치 신고를 하고 추가하게 된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행정심판 결과에 따라 최종 처리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경보존법에 따르면 폐수 배출이 안되는 지역에 (연구소를)지은게 아니라, 그때는 필요가 없어 제외 상태로 진행했다가 지금은 필요해서 진행하겠다는 것”이라며 “주변 다른 연구소들도 학교 근처에 있다. 다만 주민들이 걱정을 많이 해서 등하교 시간 교통 지킴이도 운영하고 더 조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재발 막으려면… 행정 노력도 필요
향후 유사한 개발 논란이 재발되지 않으려면 지속적인 검증 등 행정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특례시지원특별법’이 국회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특례시장의 인허가권이 강화되면 주민 안전보다는 개발 논리가 앞설 위험이 커질 수 있어서다.
용인시의회 A 의원은 “행정이 지속적으로 철저한 검증을 하고 주민들에게 투명하게 진행 절차를 공개했다면 콘크리트혼합연화제연구소가 학교 옆에 벽 하나를 두고 만들어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B 의원은 “해당 사업은 폐수 발생이 없어야 한다는 조건과 인근에 초등학교가 인접해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지만, 사업자 측의 독성이 없고 차량을 통해 폐기물을 배출할 것이라는 설명만 듣고 (행정당국이)건축허가를 내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설계신고서를 보면 폐수 규모가 바뀌는 등 사업 전제가 사실상 달라져 주민들이 불안한 환경에 놓인만큼 시가 제대로 된 검증을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용인/오수진·김성규기자 nur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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