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매칭사업, 郡 의지만으론 역부족… 사용처 한계도
가평 추가공모 도비투입 문제 난관
상권 낙후 면 단위 선택지 적어 불만
가평군을 비롯해 아직 농어촌기본소득 사업에 참여하지 못한 군들은 사활을 걸고 오는 7일까지의 추가 신청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전국적으로 지역 정치권 안팎의 성명과 기자회견 등을 통해 사업 참여에 대한 의지를 밝히는 군이 있는가 하면,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결집하기 위해 서명운동을 벌이는 지역도 있다. 사업에 참여 중인 군에서 인구증가는 물론 소비 진작 등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는 점을 보고, 재정투입으로 인한 손해보다 이득이 월등히 클 것이란 계산이 군들 간 경쟁에 불을 지핀 것이다.
■ 군은 참여 의지 강하지만… 첩첩산중인 이유
문제는 이 사업이 애초 예산 매칭사업(국비 40%·도비 30%·군비 30%)인 탓에 참여 군의 의지만으로 다음 단계를 밟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경기도는 가평군이 추가 공모에 나서기로 정책 방향을 정했음에도, 도비 투입 문제로 동의 의사를 밝힐지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상남도는 경기도보다 상황이 열악해, 정부가 지침삼은 도비 30% 분담도 지키지 못해 관내 군들의 반발을 사는 실정이다.
실제 가평군의 추가공모와 관련해 도 관계자는 “가평군이 도에 신청하면 도가 ‘지방비 부담 확약’을 맺어야 하는데, 도의 재정상황이 녹록지 않다보니 내부적으로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며 “인구가 4만가량인 연천에 비해 가평은 6만이 넘을 정도이고, 두 군을 합치면 10만 이상의 인구를 지원해야 하는 점을 도에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광역시도와의 동의 절차를 거쳐도 최종 사업 참여에는 난관이 남아 있다. 정부 또한 할당된 예산 범위 내에서 대상을 제한적으로 선정할 수밖에 없다. 사업에 이미 참여 중인 군들을 포함해 인구감소지역들은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국비 부담률을 지금보다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는 상향안에 대해 현재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추가 공모사업에서도 예산 비율은 기존과 동일하고, 그에 따른 지자체의 재원 조달계획이 있는지 등이 평가 기준이 된다”며 “추가 선정 시군 숫자는 정해진 것이 없지만, 총 인구 20만명 안쪽이 예산 범위 내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 “중국집만 찾나” 푸념… 읍·면간 사용처 ‘칸막이’ 딜레마
농어촌기본소득의 소비효과가 특정 업종·지역으로의 쏠림을 막기 위해, 시행 군의 행정구역으로 사용처를 제한해 둔 것을 두고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제기된다. 읍에 거주하는 주민과 달리, 면 주민의 경우 면의 가맹점에서 쓰도록 사용처를 묶어둔 것인데 상대적으로 상권이 발달하지 않은 면 주민들은 소비 선택지가 적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연천군 군남면 항지리에 사는 김모(61)씨는 “군남면 항지리와 남계리는 전곡·연천읍 같은 곳보다 훨씬 시골이라 식당이 두 개뿐이고, 알고 있는 치킨집은 군남면 전체를 통틀어 하나밖에 없다”며 “조금만 나가면 되는 읍에서 먹게 해줘도 선택할 게 많은데 아무리 좋은 게 좋은 거라도 (제한을 둔 건)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면 하나로마트에서 쓸 수 있게 해줘서 다행인데, 이마저도 5만원으로 제한돼 20㎏짜리 쌀 한 포대도 가격초과로 못 사고 주변 노인들은 그래서인지 ‘쓰고 싶어도 못 쓴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하소연했다.
농림부는 이런 현실을 고려해 병원·약국·안경점 등 필수 사용처의 경우 읍·면 권역과 관계없이 쓸 수 있도록 했고, 면 소재 하나로마트는 5만원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 면 주민들에게는 읍(유효기간 90일)과 달리 지역화폐 사용의 유효기간을 180일로 늘려주기까지 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불편함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같은 민원은 지자체 입장에선 딜레마일 수밖에 없다. 연천군 관계자는 “‘면에서는 중국집 하나만 시켜먹어야 하나’라는 식의 민원이 계속 있어 이런 애로사항에 대해 농림부에 건의도 했는데, 면을 살리자는 취지가 있다보니 난감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농림부 관계자는 “일부 불만을 예상하고 면 지역 하나로마트의 경우 상생협약 체결로 사용을 어느 정도 열어두는 등 장치를 마련해 놓은 상황”이라며 “사용처 제한으로 당장의 불편함이 있을 수 있지만 대상지가 골고루 발전하자는 데 사업 취지가 있고, 실제 면에서 새로운 사용처가 생기는 등 효과가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행상황에 대해 현장 모니터링을 지속하면서 개선점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조수현·오연근기자 joeloac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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