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컴백’·현대 ‘확장’

 

롯데, 지난달 DF1 권역에 ‘3년만에 재입성’

국내 4·해외 8곳 운영중 시너지 효과 기대

현대, DF5·7 이어 DF2 화장품·주류까지

K-콘텐츠 한곳서 관광·쇼핑·체험 등 강화

/클립아트코리아
/클립아트코리아

인천국제공항에 국내 면세점 ‘빅4’가 다시 모이게 되면서 업체 간 경쟁이 재점화 했다. 인천공항공사와의 임대료 갈등으로 사업권을 반납했던 롯데·현대면세점이 최근 다시 입점하며 롯데, 현대, 신라, 신세계 면세점이 인천공항에 모두 모이게 됐다. 신라, 신세계면세점은 핵심 사업권 일부를 반납했지만 인천공항 내 다른 권역에서는 면세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인천공항 여객 수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섰지만, 소비 패턴 변화로 면세점 매출 회복은 더딘 상황이다. 국내 면세점 4사가 다시 맞붙게 된 인천공항에서 각 업체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3년 만에 재입성한 롯데면세점·인천공항 최다 매장 갖게 된 현대

인천국제공항에 롯데, 현대, 신라, 신세계 면세점 등 국내 면세점 ‘빅4’가 다시 모이게 되면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전경. /롯데면세점 제공
인천국제공항에 롯데, 현대, 신라, 신세계 면세점 등 국내 면세점 ‘빅4’가 다시 모이게 되면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전경. /롯데면세점 제공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17일 인천공항 DF1 권역(화장품·향수, 주류·담배)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면세점에 복귀한 것은 약 3년 만이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복귀를 계기로 다른 공항에 있는 면세점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4개 공항뿐 아니라 싱가포르와 베트남, 호주, 일본 등 8개의 해외 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공항이라는 핵심 사업장을 다시 확보하면서 상품 협상력과 브랜드 유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운영 경험을 인천공항에도 접목해 주류 상품 구성을 차별화할 계획”이라며 “모바일·디지털 기반 쇼핑 서비스도 결합해 고객 체류 시간과 구매 금액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현대면세점도 지난달 28일부터 인천공항 DF2 권역(화장품·향수, 주류·담배)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면세점은 기존 DF5·DF7(명품, 패션·잡화) 권역에 이어 화장품과 주류까지 모든 상품을 취급할 수 있는 인천공항 최대 면세 사업자로 올라섰다.

현대면세점은 인천공항 내 매장 운영 규모가 확대된 만큼, 면세 쇼핑 트렌드 변화에 맞춰 상품 구성과 매장 동선,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해 고객이 더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면세점 관계자는 “K패션·K뷰티·K컬처 등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광과 쇼핑, 체험을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복합형 소비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변화하는 트렌드에 따라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롯데·현대면세점이 입점한 권역은 지난해 신라·신세계면세점이 사업권을 반납한 곳이다. 신라·신세계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면세점 임대료 인하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어오다가 지난해 10월 사업권을 반납했다.

매출액·객단가 2019년보다 11.2·14.7% ↓

‘따이궁’ 중심서 개별 관광객 재편 영향 분석

낮은 임대료 확보·상품 구성 등 전략 전망

■ 여객 회복에도 면세 소비는 부진…낮아진 임대료가 수익성 변수

인천국제공항에 롯데, 현대, 신라, 신세계 면세점 등 국내 면세점 ‘빅4’가 다시 모이게 되면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3년 만에 인천공항에 재입성한 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 제공
인천국제공항에 롯데, 현대, 신라, 신세계 면세점 등 국내 면세점 ‘빅4’가 다시 모이게 되면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3년 만에 인천공항에 재입성한 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 제공

인천공항 여객 수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뛰어넘는 등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면세점들은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인천공항공사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 전체 매출액은 2조4천83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인천공항 여객 수가 오히려 적었던 2019년 2조7천958억원보다 11.2%나 줄어든 수치다.

여객 1인당 면세점 매출도 감소했다. 지난해 여객 1인당 객단가는 2019년(7만9천225원)보다 14.7%나 감소한 6만7천567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 업계에선 변화한 소비자들의 쇼핑 트렌드가 면세점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면세점의 큰 손으로 불리는 ‘따이궁’(중국 보따리상) 중심이던 방한 수요가 최근 개별 관광객으로 재편되면서 객단가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젊은 해외 관광객들이 비싼 명품 대신 이른바 ‘올·다·무’(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로 불리는 로컬 매장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면세점을 방문하는 외국인도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면세 업계 관계자들은 최악의 시기는 벗어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내국인 여행 수요가 꺾이고 있는 것은 또 다른 악재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올해 3월 내국인 면세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줄어든 1억5천628만달러에 그쳤다. 2월(1억7천808만달러)과 비교하면 12.2% 급감했다.

면세 업계는 유류할증료 부담이 높아지면서 내국인 매출 타격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고환율이 유지되면서 내국인에겐 면세 쇼핑을 해야 할 필요성이 줄어드는 것도 면세 업계의 고민거리다.

면세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은 국내 면세점 사업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장소이지만, 과거처럼 매출 규모를 많이 늘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임대료 부담을 관리하면서 객단가를 높일 수 있는 브랜드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인천국제공항에 롯데, 현대, 신라, 신세계 면세점 등 국내 면세점 ‘빅4’가 다시 모이게 되면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문을 연 현대면세점 인천공항 DF2 권역 매장. /현대면세점 제공
인천국제공항에 롯데, 현대, 신라, 신세계 면세점 등 국내 면세점 ‘빅4’가 다시 모이게 되면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문을 연 현대면세점 인천공항 DF2 권역 매장. /현대면세점 제공

면세점 업황은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이번에 새로 들어온 롯데·현대면세점은 기존 사업자보다 낮은 임대료 조건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수익성 측면에서는 출발선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1월 진행된 인천공항 DF1·DF2 권역 재입찰에서 롯데와 현대가 써낸 임대료는 3년 전 낙찰가보다 무려 40%가량 낮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3년 전 진행된 입찰에선 신라·신세계면세점은 여객 1인당 9천원 안팎을 임대료로 써냈지만, 롯데·현대면세점은 5천원대 수준으로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싼 임대료를 감당 못 해 사업권을 반납했던 신라와 신세계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미다.

면세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기존 사업자와 비교해 1인당 임대료가 크게 낮아졌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BEP(손익분기점)를 달성할 뿐 아니라 추가 수익성 확보가 기대되고 있다”며 “인천공항 면세점 경쟁의 승부처는 단순한 매장 규모가 아니라, 줄어든 객단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상품 구성과 체험형 콘텐츠, 개별관광객을 실제 구매로 연결하는 전략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