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진통 끝에 양향자 최고위원을 6·3 지방선거에 나설 경기도지사 후보로 확정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당원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로 치른 경선 결과다. 이로써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와의 맞대결 구도가 만들어졌다. 지방선거 사상 최초로 거대정당들의 경기도지사 후보가 모두 여성이라는 점에서 갖는 상징성이 작지 않다. 단순히 성별 대표성의 확대를 넘어 정치문화 전반의 변화 가능성을 가늠케 한다. 한국 지방정치의 수준과 방향을 가르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일찌감치 경선을 끝낸 더불어민주당 추 후보는 경기도 지역 국회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대규모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축해 조직력과 정책 역량을 결집시키는 ‘원팀 전략’을 가동한 상태다. 상대적으로 늦게 경선의 턱을 넘어선 국민의힘 양 후보는 삼성전자 최초의 고졸 출신 여성 임원이자 반도체 전문가의 이력과 ‘경제 선거’ 메시지를 부각시키면서 지지층 확장에 나섰다. 전자가 정치 경험과 조직 동원력을 기반으로 한다면 후자는 기술과 민생 중심의 경제 리더십을 내세움으로써 그 대비가 선명하다.

두 후보에게 공통으로 주어진 가장 중대한 과제는 경기도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사수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논쟁은 단순한 지역 개발 문제가 아니라 국가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 사안이다.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다른 지역과 정치적 공방으로 시간을 소모하는 것은 치명적이다. 전력과 용수 등 기반 인프라 구축, 연구개발 환경 개선, 기업 투자 속도 확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불필요한 논쟁을 걷어내고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는 행정 역량과 정책 실행력이 차기 경기도지사에게 요구되는 이유다.

경기북부와 남부 간 격차 해소와 도민 삶의 질 향상 역시 차기 도지사가 풀어야 할 핵심 과제다. 교통과 산업, 복지 인프라가 집중된 남부와 달리 북부는 각종 규제와 개발 지연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균형 발전 없이는 경기도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논란을 불러일으킨 특별조정교부금 운영의 투명성 강화와 재정 배분의 공정성 확보도 시급하다. 경기도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후보와 공약을 눈을 부릅뜨고 살펴봐야 하는 이유를 대자면 사실 끝도 없다. 지금까지의 그 어느 선거보다도 중요한, 경기도의 미래와 직결되는 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