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기간제 근로자 총력으로 개화 완성
기후 변수 속 안전과 조형물 관리까지 책임
식재·조형물 정비 등 60세 이상 근로자 활약
“날씨 변덕에 일정을 못 맞출까 봐 조마조마했는데, 꽃이 핀 걸 보니 이제 한시름 놓입니다.”
해마다 봄이면 구리한강시민공원이 노란 유채꽃으로 채워지지만 이는 때가 되어 펼쳐지는 장관이 아니다. 노란 벌판은 구리시 공무원들이 피땀을 쏟은 결과물이다.
이상기후는 공원을 가꾸는 공무원들에게도 치명타다. 지난 3월 꽃 파종을 제때 하지 못한 유남석 공원녹지과 수변공원팀장은 뒤늦은 파종에 어제오늘 꽃이 필 때까지 마음을 놓지 못했다. 그는 지난 3일 인터뷰에서 “인수인계서에 축제일로부터 60일 전에 파종을 하라고 돼 있는데, 3월 파종 시기에 기온이 너무 낮았다. 냉해를 걱정해 파종을 미뤘더니 이번엔 축제 시기에 꽃이 안 필까봐 걱정했다”고 했다.
변덕스런 기후에도 축제일을 맞춰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여간 정성을 쏟아서는 안 된다. 2월말 밭을 갈아 퇴비를 주고, 3월11일부터 17일까지 파종을 한 뒤에는 비둘기가 꽃씨를 다 쪼아 먹을까, 좀 더 자라서는 너무 촘촘하게 파종됐나 살피다가 축제일이 가까워서는 성장촉진제, 개화촉진제를 뿌리는 등 하늘의 힘을 빌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다.
아예 흙을 바꾼 곳도 있다. 이번 유채꽃 축제에는 고덕토평대교 하부 공간이 시민 품으로 돌아온다. 이 공간을 녹색으로 꾸미기 위해 시는 20t 덤프트럭 600여대 분량의 흙을 부었다. 흙은 구리시 내 재개발 구역인 딸기원과 수택2지구에서 가져왔다. 대교 하부 공간을 녹화하면서 그간 성과가 시원치 않은 꽃밭도 흙을 새로 덮었다.
유채꽃축제의 고질적인 문제 해결도 축제 성패를 좌우한다. 유 팀장은 “축제 마지막 날 당직을 서는데 전화가 왔다. 누가 이런 축제를 준비했냐며, 역정을 낸 민원인은 아이가 배가 아프다는데 축제장에서 빠져나가는 데만 한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시민들에게 여유를 드리려고 한 축제가 도로교통 문제로 인해 어긋나게 된 것이다. 이번에는 이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축제가 끝나고 빠져나가는 인파를 분산하기 위해 출구가 3곳으로 마련됐다. 앞쪽 번호의 주차장 차량은 고속도로 진출로로 나가고, 뒤쪽 주차장은 기존의 출구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주차장과 행사장의 거리로 인해 행사장 인근 도로변 무단 주차가 많았는데 이를 통제하기 위한 준비도 마쳤다. 유 팀장은 “축제 당일 교통지도에 따라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구리한강시민공원은 한강변을 따라 길게 늘어섰다. 주차장에서 행사장, 행사장에서 다시 꽃 대단지까지의 거리가 꽤 길다. 한 바퀴를 돌면 8천 보가량 된다. 그 걸음걸음이 지루하지 않도록 화단을 새로 추가 조성해 볼거리를 마련하는 데도 관심을 기울였다.
흥미로운 건 기간제 근로자들의 활약이다. 새로 조성된 꽃밭은 시 양묘장에서 기른 꽃으로, 경기도시민정원사 자격을 확보한 변경중 주무관이 도안해, 기간제 근로자들이 심었다. 여기에 나무 느낌 소재의 벤치 2개도 기간제 근로자들이 직접 제작했다. 앞서 장자호수공원에서 했던 벚꽃축제에서 쓰인 꽃들을 재사용해 심기도 했다.
해마다 외주를 줬던 공원 내 조형물 정비 작업도 이번엔 기간제 근로자가 했다. 13개 조형물을 색칠하고, 청소하고, 그 주변에 꽃을 심어 가꾸는 작업까지 60세 이상의 시 거주 어르신들의 손을 빌렸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밭을 갈고, 씨를 뿌리고, 유채꽃을 피우기 위한 작물 관리 및 시설 설치 등도 모두 기간제 근로자의 작품이다. 시 수변공원팀이 담당하는 공원은 구리한강시민공원, 장자호수공원, 왕숙천, 이문안공원, 갈매수변공원 등인데 팀원은 고작 5명이다. 구리한강시민공원에서만 봄·가을 축제가 열려 사실상 구리한강시민공원의 꽃밭을 가꾸는 일은 기간제로 채용된 어르신 23명이 맡고 있다.
지난 3일 현장에서 만난 김완영(1954년생)씨는 유채꽃밭에서 코스모스 싹을 제거하며 “씨앗이 퍼지기 때문에 축제 2주 뒤에는 유채꽃을 모두 벤다. 그래야 코스모스 축제에 유채꽃을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유 팀장이 보여준 업무용 SNS에는 ‘박00씨는 유채밭 습윤상태를 정확하게 살피고, 신00·김00·손00씨는 유채밭 둘레 안전띠 두르세요’ 등 지난달 30일의 업무 내용이 가득했다. 유 팀장이 지시한 것이 아니라 기간제 반장이 팀원들에게 지시한 내용이 유 팀장에게 보고된 것이다. 유 팀장은 “이 긴 업무 내용이 매일 새롭게 온다”며 “이분들의 열정 없이는 시민들이 유채꽃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유 팀장은 “오늘(3일) 비가 왔다. 축제일까지 해가 쨍쨍하게 내리쬐면 유채꽃 키가 부쩍 클 것이다”라며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물들인 노란 꽃밭에서 시민들이 무사하고 안전하게, 사건사고 없이 여유를 즐기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축제는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구리한강시민공원 일원에서 연다.
구리/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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