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일중·고~양평역 CPTED… 범죄 사각지대에 ‘안심 새빛’
다세대·다가구 밀집 좁고 구불구불
담·펜스 등에 솔라안심등 촘촘하게
전신주 새단장·바닥 로고젝터 개선
“4년 전부터 다니던 길인데 그땐 가로등이 꺼졌다 켜졌다 해 무서웠어요. 하지만 최근엔 길이 밝아져 다니는 게 편해요.”
어스름이 깔린 저녁 8시. 양평읍 양근5리 양일고등학교 후문 인근에서 만난 여고생 두 명은 환하게 불이 밝혀진 골목길을 걸으며 이같이 말했다. 학생들의 발걸음에는 불안감 대신 여유가 묻어났다.
양일중·고교 후문에서 양평역 인근으로 이어지는 약 300m 길이의 샛길.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밀집해 약 700가구가 거주하는 양근5리의 이 골목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이렇게 밝은 곳이 아니었다. 좁고 구불구불한 구조 탓에 사각지대가 많았고, 인적이 드물거나 어두운 곳에서는 비행 청소년들이 모여 담배를 피우는 등 치안이 상대적으로 불안정했다.
하지만 양평군이 지난해 처음으로 범죄예방 환경디자인(CPTED)을 지역에 도입해 양근5리 일대에서 ‘안심골목길’ 조성사업을 추진하며 동네 풍경은 180도 달라졌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골목길 구석구석을 채운 ‘빛’이다. 후미진 골목길 담벼락과 자연석 축대, 철제 펜스 등 곳곳에는 ‘솔라안심등’ 24개가 촘촘히 설치돼 주변을 환하게 밝혔다. 일조량이 좋은 위치에서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주간에 충전하고 야간에 LED가 켜져 보안등 역할을 보조하는 이 조명은 주변 조도를 감지해 자동으로 불이 켜지며 별도의 전기 공사가 필요 없어 가로등 설치가 어려운 사각지대의 어둠을 효과적으로 걷어냈다.
여기에 낡은 전신주를 새롭게 꾸민 디자인 시트, 바닥을 비추는 로고젝터, 밤에도 환하게 빛나는 LED 조명형 도로명 주소판 등 시각적인 범죄 억제 장치들이 더해지며 골목길 환경이 개선됐다.
환경이 밝아지고 시야가 확보되자 범죄 심리 유발 요인도 자연스레 줄었다. 으슥한 곳에 모여들던 비행 청소년들의 모습은 자취를 감췄고 밤길을 걷는 주민들의 체감안전도와 만족도는 높아졌다.
군 관계자는 “현재 사업을 시행한 후 실제 거주하는 주민들의 반응과 체감안전도 변화를 살펴보고 있는 중”이라며 “앞으로 해당 사업에 대한 범죄예방 효과와 주민만족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관내 다른 취약지역으로도 사업을 점차 확대할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평/장태복기자 jkb@kyeongin.com
경인일보 Copyright ⓒ 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