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범 1년 안 돼 두 차례 현금 살포
IMF, 2030년 일반정부부채 경고 사인
숙취 고통 잊게하는 해장술, 건강 해쳐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접수가 개시되었다. 지난 27일부터 7월3일까지 1·2차에 걸쳐 무려 6조원 정책자금이 시중에 풀릴 예정이나 카드사들은 조용하다. 그러나 두 달 이상 고유가에 시달려온 서민들과 골목상권은 기대가 크다. 소득 하위 70%인 약 3천577만명에게 1인당 10만~60만원의 현금 지급이 핵심이다. 이번의 혈세 투입이 내수경기에 얼마나 도움을 줄지가 관전 포인트이다.
이재명정부는 출범 1년도 안 돼 벌써 두 차례 재정자금을 살포했다. 첫번째는 집권 3개월만인 지난해 9월 소득 하위 90% 국민에게 1인당 10만원의 소비쿠폰을 지급하고 7년이상 5천만원 이하의 빚을 진 취약차주 빚을 탕감해준 것이다. 민생쿠폰 지급 때문에 정부는 19조8천억원의 국채를 발행했다.
두번째는 지난달 10일 국회를 통과한 ‘중동전쟁 위기극복을 위한 2026년 추가경정예산’ 26조2천억원이다. 추경은 예상치 못한 지출이 발생했을 때 추가로 편성되는 예산으로 국가부채 증가 및 물가상승을 초래한다. 정부는 6개월 전의 빚잔치를 의식한 때문인지 이번에는 국채발행은 않고 반도체 호황에 따른 법인세와 증시 호조에 기인한 증권거래세 등 초과 세수 25조원에 투자 여력이 남은 정책펀드·융자 및 보증기관 출연금 등에서 6천억원을 감액해서 1조원을 더 마련했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2차 추경을 계기로 국가채무비율이 51.6%에서 50.6%로 1%P 하락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여윳돈으로 고유가 2차 지원금을 지급하는 인상이다. 그러나 초과 세수는 작년에 올해분 국가예산을 편성할 때 세입을 과도하게 보수적으로 계산해서 생긴 ‘예측 오차’이다. 그리고 2026년 1분기 집계도 되지 않았는데 일부 섹터의 호황만으로 벌써부터 초과 세수 운운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오히려 고유가, 고환율 등으로 다른 섹터의 세수감소를 배제할 수 없다. 세수입의 경우 소득세가 34.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다음으로 법인세, 부가가치세 순인데 증권거래세는 0.9%에 불과하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법인세 증가분이 경기 위축에 따른 소득세 및 부가가치세 감소분을 상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작년도 중앙정부 채무와 지방정부 순채무를 합한 국가채무(D1)는 1천304.5조원으로 1년만에 129.4조원이 증가해 역대 최대폭을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액 비율인 국가채무비율은 2024년의 46.0%에서 지난해에는 49.0%로 1년만에 3.0%P나 격증했다. 코로나19 팬데믹때인 2020년의 5.7% 급증 이후 5년만에 최고치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한국의 국가채무가 연간 100조원 넘게 증가하는 현상이 뉴노멀이 될 수 있다고 걱정한다.
나라빚을 거론할 때 훨씬 유의미한 개념은 일반정부부채(D2)이다. D2는 D1에 중앙 및 지방정부 산하 비영리 공공기관 부채를 더한 값으로 국가신용등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변수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간한 ‘재정모니터(Fiscal Monitor)’ 4월호에서 한국의 D2 비율 급증에 방점을 찍었다. IMF는 한국 일반정부부채(D2)의 GDP 대비 비율이 2024년 49.7%에서 내년에는 56.6%로 치솟아 선진 비(非)기축통화국 평균치(5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기축통화국은 국제 무역·금융 거래에서 기준이 되는 통화(달러·유로·파운드·엔 등)를 발행·유통하는 미국, 유럽, 영국, 일본 등을 지칭하는데 나머지 선진국들이 비 기축통화국이다. IMF는 한국의 D2 비율이 2030년에는 GDP의 64.3%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는데 D2 비율이 60%를 넘어서면 신용평가사들이 경고 사인을 보낸다.
경제학에 ‘숙취이론’이란 것이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거 미국 프린스턴대학 명예교수가 명명한 것으로 경제를 진작시키기 위한 현금살포 등은 일시적으로 고통을 완화시키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경제회복을 방해한다는 내용이다. 숙취 다음날의 ‘해장술’은 잠시 기운을 차리게 해줄 수는 있지만 건강을 해친다. 증세론이 힘 받을 개연성이 커졌다.
/이한구 수원대 명예교수·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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