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한 다함께돌봄센터의 모습으로 본문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경인일보DB
경기도의 한 다함께돌봄센터의 모습으로 본문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경인일보DB

정부의 아동 돌봄사업 핵심 수행 기관인 다함께돌봄센터(이하 돌봄센터) 현장에서 일부이지만 돌봄 선생님 채용 조건으로 일종의 기부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돌봄센터는 보건복지부와 지자체가 운영하는 초등학생들의 방과후 돌봄 공공 거점이다. 무료인 지역아동센터에 비해 10만원 이하의 이용료를 내지만 수도권에서는 대기 수요 폭증으로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설치 중이다. 덕분에 2017년 10개 센터로 시작한 돌봄센터는 현재 1천400여개로 늘어 정착됐다.

거의 모두가 지자체의 민간 위탁으로 운영되는 돌봄센터 수탁자는 사회복지법인, 비영리법인, 사회적협동조합, 비영리민간단체로 엄격히 제한된다. 정부와 지자체가 운영비를 전액 부담하는 아동돌봄 공동체인 만큼 영리 목적의 운영을 차단한 것이다. 다만 예산이 제한적인 지자체의 사정상 운영비 지원은 최소한에 그치고, 이에 따라 돌봄센터 선생님들의 급여도 최저임금 수준으로 열악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돌봄센터 선생님들에게 현금 기부를 강제하는 수탁기관들이 있다니 보통 문제가 아니다. 한두 곳이 아니다. 민주노총 전국돌봄서비스노동조합의 지난해 돌봄센터 종사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74명 중 23명이 운영법인에 기부금을 낸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센터가 1~2명의 돌봄 선생님을 고용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상당수 돌봄센터에서 벌어지는 부조리한 관행으로 봐야 한다. 경기북부의 한 돌봄센터 선생님은 입사 당시 운영법인인 조합 가입을 강제 받아 가입비로 100만원을 내고도 매달 5만~10만원의 기부금을 강제받고 있다고 증언했다.

인터넷에 공고된 돌봄센터 선생님 채용 공고를 보면 급여가 최소 100여만원에서 최대 300만원 안팎에 불과하다. 예시된 증언이 사실이면 강제 받는 금액이 과다한데, 문제는 이를 강제할 법적 근거가 전무한 점이다. 강제할 유일한 근거라면 전형적인 갑을 관계뿐이다. 대개 5년 동안 돌봄센터 운영을 수탁한 법인은 1년 단위로 선생님을 채용한다. 피고용자 신분인 선생님이 고용을 연장하려면 수탁법인의 조합가입비, 기부금 강제를 거부하기 힘들다.

운영비만 쥐어준 채 관리를 전적으로 수탁법인에 맡긴 공공돌봄시스템의 허점이다. 최저임금에 시달리며 현금 기여를 강제 받는 선생님들이 돌봄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기 힘들다. 결과적으로 공공돌봄 공동체로서 다함께돌봄센터의 지속가능성도 흔들릴 것이다. 보건복지부와 지자체의 현장 점검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