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있는 항공기. /경인일보DB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있는 항공기. /경인일보DB

정부가 국제선 항공운수권을 인천국제공항보다 지방공항에 더 많이 할당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방공항 활성화를 명분으로 한 기계적인 운수권 배분이 국가 항공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국토교통부가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배분한 국제선 항공운수권 113개 중 인천공항 전용 노선은 16개(14.2%)에 불과했다. 인천공항을 제외한 전국 7개 공항은 총 29개(26%)의 전용 노선을 배분받았고, 전국 모든 공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운수권 또한 67개나 됐다. 지방공항 전용과 전국 공항이 공통으로 활용 가능한 노선을 합치면 전체의 85%는 인천공항에 한정되지 않은 운수권인 셈이다.

국제선 운수권은 국내 항공사가 특정 국가나 도시를 오갈 수 있도록 정부가 권한을 갖고 배분한다. 국가 간 항공협정으로 운수권을 확보한 뒤, 국토부가 항공사 신청과 평가를 거쳐 나눠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정부는 운수권 배분 과정에서 지방공항 균형발전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운수권 배분 평가 항목에는 ‘지역 공항 활성화 기여도’가 포함된다. 총 평가 점수 110점 만점 가운데 이 항목에 적용되는 점수는 15점이다. 반면 ‘인천공항 환승 기여도’는 10점이다. 사실상 정부가 지방공항 활성화를 위해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지방공항으로 배분된 운수권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항공시장에서의 경제성과 효율성 등이 결여된 탓에 항공사가 실제로 취항하지 않거나 취항을 해도 단기간에 중단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부산 김해공항의 경우 암스테르담(네덜란드), 로스앤젤레스(미국), 바르샤바(폴란드), 헬싱키(핀란드), 이스탄불(튀르키예) 노선 개설이 추진됐으나 수요 부족으로 항공사가 취항하지 않았다. 대구발 필리핀 마닐라 노선과 무안에서 출발하는 중국 상하이 노선 등도 실제 운항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김해~괌, 김해~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노선은 탑승률이 저조해 운항이 중단되기도 했다.

노선이든 예산이든 인천공항이 가진 것을 단순히 나눠주는 방식으로는 지방공항이 절대 활성화할 수 없다. 지방공항이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추려면 기계적인 운수권 배분이 아닌 항공시장에서의 수요와 경제성, 이를 위한 전략 등을 꼼꼼히 따지는 일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