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장사’라는 市 입장과 달리
수익·신뢰성 낙관 어려운 상황
1조7천억 확보 태국과 경쟁 과제
‘4년 한시적 진행 불과’ 한계도
‘오만과 편견’으로 유명한 영국 소설가 제인 오스틴은 소설 ‘이성과 감성’에서 두 자매를 통해 지향점을 제시한다. 냉철한 현실 분석으로 최선의 대안을 찾는 ‘이성’의 엘리너와 마음을 움직이는 뜨거운 공감을 대변하는 ‘감성’의 마리안. 성공적인 선택은 두 요소가 팽팽하게 균형을 이루는 지점에서 이루어진다. 정책도 마찬가지다.
인천 F1 또한 이 두 요소를 동시에 요구하는 사업이다. F1은 강한 감성적 매력이 있다. 영화 ‘아이언맨2’에서 모나코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시가전 장면이 그 상징적인 사례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무대로 변하는 이 장면은 F1이 스포츠를 넘어 도시브랜드를 만드는 콘텐츠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차가운 이성은 전혀 다른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영암 F1이 남긴 것은 재정적 부담이었다. 지자체에 남긴 약 6천억원의 적자와 4천300억원을 들여 건설했지만 활용도가 낮은 경기장, 2010년부터 4년간 발생한 1천900억원 규모의 운영 적자. 기대했던 경제적 파급효과나 지역 발전의 성과는 찾아보기 어렵다. F1은 매력적이지만, 이미 한 차례 실패를 경험한 사업이다.
그럼에도 인천시는 F1 유치가 ‘이성적으로도 남는 장사’라는 입장이다. 시작은 2024년 4월, 유정복 인천시장이 유치 의향서를 전달하면서였다. 당시 인천시는 2026~2027년 개최를 자신했다. 이후 2026년 4월, 인천시는 ‘F1 인천 그랑프리 사전타당성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비용-편익 비율(B/C) 1.45, 수익성지수(PI) 1.07, 그리고 향후 5년간 5천800억원의 관광수익 창출 가능성이라는 수치는 표면적으로 매우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 수치들이 실제 설득력을 갖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첫째, 수익성지수 1.07은 정부 보조금이 포함된 시나리오에서 도출된 것이다. 국비 542억원, 시비 1천118억원 등 총 1천660억원이 현금 유입으로 계산된 결과다. 재정 지원을 제외하면 수익성지수는 0.87로 하락하며, 사업은 적자로 전환된다. 중앙정부의 국비 지원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인천시가 부담해야 할 재정적 위험은 커질 수밖에 없다.
둘째, 비용-편익 비율(B/C) 1.45 역시 그 산출 과정에서 신뢰성 문제가 제기된다. 이 수치는 2028~2033년 6년간 발생할 비용과 편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해 약 7천억원의 투자로 1조원의 편익이 발생한다는 전제에 기반한다. 문제는 이 분석을 수행한 주체다. 보고서를 공동 작성한 독일 ‘틸케’사는 전 세계 F1 서킷 설계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기업으로, 향후 인천 F1 트랙 조성 시 직접적인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업의 장밋빛 전망이 과도하게 반영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셋째, 아시아 지역에서 인천과 태국 방콕이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인천의 우위를 기대하기 어렵다. 태국은 이미 약 1조7천억원 규모의 예산을 확보했고, 총리가 직접 협상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천이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면 더 높은 개최권료를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현재의 타당성 분석에서 전제하고 있는 비용 구조 자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보다 더 근본적 의문을 떨칠 수 없다. 과연 4년 동안 한시적으로 개최되는 스포츠 이벤트가 인천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가. 인천의 과거 경험은 기대보다는 우려를 낳게 한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인천시는 1조2천523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했고, 그 부채는 오랜 기간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이에 또다시 대규모 국제 스포츠 이벤트에 투자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선택인지에 대한 의문은 피하기 어렵다.
현재의 인천 F1 논의에서 ‘이성’의 엘리너도, ‘감성’의 마리안도 보이지 않는다. 냉정한 현실 분석에 기반한 재정 판단도 부족하고,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장기적 도시 비전도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 남아 있는 것은 낙관적인 수치와 불확실한 기대, 그리고 과거 실패의 기억일뿐.
/정세은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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