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등 전국 비슷한 사례 다수
공직자 중립훼손 여지 우려에도
업무 충돌 없다면 막을 법 없어
“절제 필요… 후보측 마찬가지”
퇴직 공무원의 정치적 행동을 두고 부정적 시각이 더 많은 이유는 이들의 재취업 등 공직사회 질서에 반하는 ‘부작용’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를 제한할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지만, 헌법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만큼 개인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인천에서도 퇴직 공무원들이 지지하던 후보의 선거 승리 후 공직사회 재입성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 대표적으로는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당시 인천시 환경국장 출신 퇴직 공무원 6명이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를 공개 지지했는데, 민선 8기 인천시가 들어선 후 4명이 각종 산하기관 요직에 임명됐다.
전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제8회 지방선거가 치러진 이듬해 부산시 한 기초자치단체에선 ‘구청장표 인사’가 논란이 됐다. 구청 산하 기관장직에 전문성이 없는 퇴직 공무원들이 연달아 임명됐기 때문이다. 구청은 구청장의 인사 개입을 부인했지만, 이들은 구청장이 후보일 당시 선거캠프에서 사무장 등을 지냈던 이들이라 논란이 이어졌다.
경북 한 기초지자체도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당시 퇴직 공무원들이 여러 후보 선거캠프에 대거 합류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미 2년 전에도 퇴직 공무원들이 제8회 지방선거 후보 선거캠프에서 활약한 공적을 앞세워 지방공기업이나 산하기관 등에 채용된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당시 해당 지역에선 ‘보은성 인사’를 막고자 산하기관에 퇴직 공무원 임용을 제한하자는 여론도 나왔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퇴직 공무원 취업 제한 등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 법에 따르면 퇴직 공무원은 퇴직일로부터 3년간 ‘취업 심사 대상 기관’에 재취업할 때 반드시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사전 심사를 받아야 한다. 또 퇴직하기 2년 전부터 퇴직할 때까지 자신과 이해관계가 얽혔던 업무를 퇴직 후에 취급할 수 없다. 퇴직 공무원의 이전 업무와 이해충돌이 없다면, 이들의 기초지자체 산하기관 재취업을 막을 조항은 없는 셈이다.
일각에선 퇴직 공무원들이 곧바로 선거캠프에 합류해 공직자 중립 훼손에 영향을 끼친다거나, 선거 승리 후 다시 산하기관장 등으로 무분별하게 재취업하는 사례를 막을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제도화하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다. 다만 부작용이 최소화하도록 투명한 인사 검증 방안을 마련하고, 후보와 퇴직 공무원 모두 ‘노골적인 재취업 의도’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헌법으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어 제도적으로 (이와 상충하는 내용으로) 퇴직 공무원의 정치 활동을 막을 방법은 없다”며 “퇴직 후 일정 기간 같은 분야 재취업을 제한하는 경우는 있다. 이를 보완하는 정도지, 캠프 합류를 막는 쪽으로 제도화는 상당히 힘들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개인의 도덕적 판단, 윤리적 자제가 필요하다. 이는 후보 측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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