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강화, 전세의 월세화 가속

임대차 시장 수도권 동조화 부작용

공공·민간 임대·비아파트 활성화

전세부족 불안 공급으로 해결을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광운대 교수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광운대 교수

현재 주택임대차 시장에서 순수한 전세가 사라지고 있다. 서울지역 아파트 전월세 임대차 중에서 월세의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6·27 대출규제, 10·15 부동산 대책,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등으로 실거주 의무를 강화함으로써 전세공급이 줄어들고 있다. 전세물량 감소는 전세가격의 급등을 가져오고,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서민들은 월세로 수요를 이전하면서 월세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서민들은 주거비용의 증가에 따른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또한 임대인들은 재산세, 종부세 등의 세금을 감당하기 위하여 보증부 월세로 계약을 전환하고 있어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그리고 임대차시장이 공급자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임차인의 조건(나이제한·자녀제한·반려동물제한 등)을 제시하는 계약이 등장하고 있다. 나아가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면접을 보고 통과해야만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

임대차시장은 국지적 시장이다. 그런데 서울 중심으로 형성된 수도권 임대차시장은 경제·사회·문화 등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경기도, 인천광역시 등을 포함한 광역권 시장으로 간주되고 있다. 특히 서울은 광역시장의 중심 생활권이자 핵심 생활권으로 거주수요와 투자자본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의 전세가격이 급상승하게 되면 경기, 인천 등 인접 생활권으로 전이되며 임대차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도권 임대차 시장은 동조화 현상이 나타난다. 서울의 전세가격 상승 또는 전세수급 불균형은 서울 외곽으로 주거이동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즉, 서울의 전세가격이 급상승하여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임차인들이 상대적으로 전세가격이 저렴한 경기도나 인천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인접 생활권의 임대수요가 증가하게 되고, 일부는 매매 수요로 전환되어 일정 가격 이하의 아파트가격을 상승시키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 거주 가구의 40% 정도는 자가가 아닌 임대주택에 살고 있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수도권 전·월세시장의 안정화를 위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 대책의 방향을 살펴보자.

첫째, 공공 영구임대주택의 공급계획을 수립·집행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주거 취약 계층의 주거복지를 실현하기 위하여 일정 기준을 설정하고 이들에게는 저렴한 영구임대주택을 공급할 의무가 있다. 지역별, 연도별 공급계획을 수립하여 로드맵에 따른 공급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전체 주택에서 장기 공공임대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8% 정도이다. 이를 15% 정도까지 확대하여 민간이 담당하는 주택임대시장의 비중을 축소시켜야 할 것이다.

둘째, 1가구1주택 정책의 완화를 통하여 비아파트의 공급을 활성화하여야 한다. 아파트 전세에 입주하지 못하는 가구는 항상 존재한다. 청년, 신혼부부, 1인 가구 등이 거주할 수 있는 비아파트의 공급이 필요하다. 1가구1주택 정책은 사회의 정의이다. 그러나 이로 인하여 오피스텔이나 빌라에 대한 수요가 사라져 비아파트의 공급이 급감하고 있다. 일정 규모 이하의 비아파트는 1주택에서 제외해 주는 완화정책을 시행하면 일정 부분 공급이 이루어질 것이다. 또한 오피스텔, 다세대, 빌라 등 비아파트에 대한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를 부활하여 전세 공급량이 일정 부분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셋째, 기업형 민간 임대주택제도를 활성화하여야 한다. 민간임대주택에 대해서는 세금, 자금지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일정한 소득 이하의 임차인에게만 임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하여 임차인의 수요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협동조합형 아파트 사회주택 위스테이, 사회주택 사업자와 지역 사회복지법인이 함께 기획·운영하고 LH가 소유하는 특화형 임대주택 다다름하우스 등 다양한 형태의 임대주택 공급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결론적으로 전세 공급의 부족으로 인한 임대차시장의 불안은 공급으로 해결해야 한다. 민간과 공공이 함께 공급하는 투트랙 대응 전략을 마련하여 주택임대차 시장의 구조를 재편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적인 방안이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광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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