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케데헌 韓 전통 재해석 눈길
K-컬처 핵심은 구조, 국악이 뿌리
과거의 유산 아니라 창작의 기반
원형 변주 콘텐츠 확장 새 의미로
K-컬처는 지금 세계 문화 시장의 중심에 있다. 음악과 드라마, 영화, 게임, 웹툰까지 확장되며 하나의 문화 흐름을 형성했다.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반복 소비되고 공유되며 참여로 확장되는 구조다. 사람들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따라 하고 재생산하며 경험한다. 이 지점에서 K-컬처는 산업을 넘어 하나의 문화 방식이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BTS다. BTS는 공연과 콘텐츠 속에서 ‘아리랑’을 재해석하며 한국적 정서를 세계에 전달했다. 전통의 선율은 현대 음악과 결합되어 새로운 감각으로 확장되었다. 이는 단순한 차용이 아니다. 전통의 구조가 현대 콘텐츠 안에서 다시 작동한 사례다.
최근 콘텐츠 흐름에서도 유사한 구조가 반복된다. K-POP 데몬헌터스와 같은 서사 기반 콘텐츠는 한국의 전통적 세계관과 K-팝을 결합한다. 음악과 퍼포먼스, 이야기와 캐릭터가 하나의 구조로 연결된다. 전통은 배경이 아니라 콘텐츠의 중심 요소로 작동한다. 이는 K-컬처가 장르가 아니라 구조임을 보여준다.
이 구조의 뿌리는 국악이다. 우리는 학교에서 국악을 배웠다. 장단과 민요, 판소리의 이름은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왜 중요한지,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는 잘 모른다. 국악은 지식으로 남았고 경험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래서 익숙하지만 낯선 대상이 되었다.
국악은 단순한 전통음악이 아니다. 삶이 만든 문화적 언어다. 장단은 몸의 움직임에서 시작되었다. 노동요는 일의 리듬 속에서 태어났다. 풍물과 제의는 공동체를 연결하는 장치였다. 국악은 감상이 아니라 참여 구조였다.
K-컬처의 핵심은 구조다. 리듬, 이야기, 공동체, 몸짓, 참여가 결합된 방식이다. K-팝의 반복 리듬, 드라마의 서사, 팬덤의 참여는 이 틀 안에서 작동한다. 국악은 이미 이 구조를 갖고 있었다. 장단은 리듬을 만들고, 판소리는 이야기를 이끌며, 풍물은 공동체를 형성하고, 연희는 몸짓으로 표현되며, 모든 과정은 참여로 완성된다.
국악의 민속악은 악보 없이 전해졌다. 몸으로 익히고 기억하며 이어졌다. 같은 아리랑도 지역마다 다르게 불린다. 이는 틀림이 아니라 확장의 방식이다. 하나의 원형이 다양한 형태로 변주된다. 이 구조는 오늘날 콘텐츠가 다양한 플랫폼에서 재생산되는 방식과 닮아 있다.
산업화와 도시화는 우리의 생활을 바꾸었다. 전통 공동체는 해체되었고, 풍물과 노동요가 울리던 공간도 사라졌다. 그 결과 국악은 일상에서 멀어졌다. 우리는 국악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상태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국악은 사라지지 않았다. 농악은 사물놀이를 현대 무대로 옮겼고, 판소리는 공연과 영상 콘텐츠를 통해 다시 확산되었다. 전통 악기는 재즈와 록, 전자음악과 만나 새로운 소리를 만든다. 국악 장단은 영화와 드라마, 공연예술 속에서 활용된다. 방송과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국악 전공자들이 두각을 나타낸다. 이는 국악이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창작의 기반임을 보여준다.
필자는 전통연희단 잔치마당 창단 이후 30여 개국 50여 개 도시에서 공연을 이어왔다. 현장에서 확인한 것은 명확하다. 장단이 시작되면 관객의 몸이 먼저 반응한다. 설명이 없어도 손뼉이 이어진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사라진다.
어느 나라에서는 사물놀이가 공연이 아니라 축제로 받아들여졌다. 관객은 관람자가 아니라 참여자가 되었다. 또 다른 공간에서는 전통 연희가 현대 퍼포먼스로 해석되었다. 국악은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의미를 얻으며 살아 움직였다.
K-컬처의 힘은 기술이 아니다. 구조다. 감정과 리듬, 이야기와 참여가 결합된 방식이다. 사람들은 콘텐츠를 경험하고 확장한다. 이 구조는 이미 국악 속에 존재했다.
이제 질문을 바꿔야 한다. K-컬처는 어디서 시작되었는가. 그 답은 우리가 잘 몰랐던 국악 속에 있다.
/서광일 음악학 박사·전통연희단 잔치마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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