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은수 사회부 기자
목은수 사회부 기자

지난달 22일 광명시의 한 사슴 농장에서 사슴 7마리가 탈출했다. 이들이 인근 야산과 서울 천왕산 일대에서 잇따라 목격되며 소방당국이 수색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행방은 묘연하다. 탈출한 사슴들은 몸집이 작고 뿔이 다듬어져 있어 시민들에게 큰 위협은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생포는 사실상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속도가 빠르고 방향 전환도 유연해 포획이 쉽지 않은 사슴의 특성 때문이다.

여주시의 한 사육곰 농가에서는 ‘사육곰 종식 선언’ 이후인 지난 1월 말 반달가슴곰 새끼가 태어났다. 국제 멸종위기종인 반달가슴곰은 증식 전후 한강유역환경청에 허가를 받아야 함에도, 이를 거치지 않은 명백한 불법 행위다. 해당 농가에서는 2022년에도 새끼 6마리를 불법 증식했으나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5마리가 죽었다. 2021년에는 곰 7마리가 탈출해 4마리가 사살됐다.

민간 동물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2월에는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 13살 시베리아 호랑이 ‘미호’가 다른 호랑이에 물려 죽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동물원 측 부주의로 내실 문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게 사고 원인으로 조사됐다. 태어나 10년 넘게 지내온 공간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것이다. 대전 오월드에서는 지난달 늑대 ‘늑구’가 탈출하는 일도 있었다.

정부는 늑구 탈출 사건을 계기로 ‘전국 공영동물원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동물원의 안전 관리와 동물복지 수준을 높이고 시설·인력·운영 전반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동물이 동물원 안에서 목숨을 잃고, 탈출 이후에도 생존하지 못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동물원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관람객 중심의 ‘전시 공간’에서 벗어나, 보호가 필요한 동물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남은 생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생추어리(야생동물 보호소)’로 전환돼야 한다. 동물원 안팎에서 반복되는 죽음을 막기 위해서는 공영동물원의 획기적인 역할 전환이 그 출발점이다.

/목은수 사회부 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