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지역 건설산업 활성화 시책’을 내놓으며, 지역업체 참여를 제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공공 발주 구조 자체를 손질해 지역 건설업계에 더 많은 수주 기회를 주는 것이 핵심이다. “일은 있는데 지역 몫이 없다”는 지역 건설업계의 고충에 도가 응답한 것이다.
경인일보는 기획 시리즈 ‘안방에서 빼앗기는 메이드 인 경기도(2월 4·5·6일자 1·3면 보도)’와 후속 보도를 통해 타 지역업체 중심의 수주 고착화와 지역경제로 환류되지 못하는 악순환을 지적해왔다. 도내 건설업계 생태계 왜곡은 심각하다. 실제로 2024년 도내 전체 하도급 건수 4만2천47건 가운데 도내 업체는 1만9천256건을 수주해 서울업체 1만2천993건보다 앞섰다. 하지만 기성액을 들여다보면, 실속 없는 수치임을 알 수 있다. 도내 업체가 전체 기성액의 30.8%를 차지한 반면, 서울업체는 44.3% 13조3천795억원에 달한다. 하도급 물량은 지역업체에 일정 부분 분산돼도 규모가 큰 알짜배기 공사는 서울업체 쏠림이 뚜렷하다. ‘지역업체 보호’에 소극적인 도가 권고 행정으로 손 놓고 있는 사이 수주 격차는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지난해 경기도 건축문화상 본상 절반이 서울 업체였다. 도내 업체는 타 지역에서도 높은 진입장벽에 부딪혀 일감 수주는 ‘하늘의 별따기’다.
도는 우선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추진하는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 사업에서 지역 하도급 업체 참여와 지역 자재·장비 사용, 지역 인력 고용 비율 등이 높은 건설사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대형 종합건설사의 고착화된 협력업체 구조에 지역 전문건설업체들이 진입할 수 있도록 하반기 중 상생의 장도 마련할 계획이다. 기술력 있고 안정적인 지역업체와 대형 건설사의 협력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소규모 지역 건축사무소들의 공공시장 진입 확대를 위해서는 1억원 이하 설계·감리 용역에 대해서 지방계약법상 수의계약 제도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도의 ‘지역 건설산업 활성화 시책’은 오랜 기간 누적돼 온 현장의 목소리를 아우른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경기도 건설산업에 필요한 것은 체질 개선이다. 단순한 일회성 지원이 아닌 지역 건설 생태계의 골조부터 개선하는 첫 삽이 되어야 한다. 대형 종합건설사와 지역업체 간 탄탄한 연결 구조를 만드는 데도 속도를 내야 한다. 관건은 정책의 효능감 있는 실행이다.
경인일보 Copyright ⓒ 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