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양동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지난 3월, 위르겐 하버마스가 별세했다. 여러 언론에서 때맞춰 부고 기사를 내며 그를 기린 것은 그가 ‘공론장(公論場)’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20세기 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여서만은 아니다. 그는 6월 항쟁 이후 한국사회의 민주화 이행과 시민사회 성장에 결정적인 자양분을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진보 지식인들의 사상의 자유를 옹호하며 우리의 정치문화를 바꾸는 데 일조한 인연이 있다.

하버마스의 공론장 이론은 시민들이 공적 관심사에 대해 토론을 통해 합의를 도출하는 공론장이라는 사회적 공간의 형성과 의의를 다루고 있다. 그의 이론은 선거라는 ‘절차적 민주주의’에 그치지 않고, ‘토의 민주주의’를 이끌었으며 시민단체가 활성화되어 정부의 감시 기능을 수행케 하는 철학적 배경이 되었다.

‘4대강 재자연화’는 올해 안에 결론이 날 태세다. 정부는 취·양수장 개선을 위해 2026년 예산으로 886억원을 책정했으며, 4대강의 취·양수장 180곳 가운데 15곳의 개선을 마쳤다. 나머지 165곳은 현재 공사나 설계 중이다. 취·양수장 개선이 모두 끝나면 16개 보를 철거·개방해 4대강을 재자연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속도를 낸 배경에는 환경단체의 목소리가 크게 반영된 듯하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환경단체의 회의 소식이 수시로 보도되는가 하면, 2021년 발표된 한국재정학회의 재자연화에 따른 비용 대비 편익 보고서도 적극 재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여주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보 개방으로 수위가 낮아지면 농업용수 확보가 어려워질 것이라 걱정하며, 그에 따른 피해조사와 주민설명회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4대강 관련한 모든 정보를 쥐고 있다. 또 환경이라는 정당성도 갖고 있다. 그러나 재자연화에 앞서 왜 지역주민은 공론장에서 소외되었는지, 시민단체가 제도 정치에 종속된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에 대해 답해야 한다.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이것이 하버마스를 다시 거론한 이유다.

/양동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coa00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