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시티 대응 ‘규모’ 필요함에도
‘규제 특례·권한·지원’ 확보 우선
“단순통합 아닌 세계경쟁력 겨냥”
인천시의 행정구역은 일제강점기부터 줄었다 늘었다를 반복했다. 현재 경기도에 속한 부천시의 명칭은 1914년 일제가 대대적으로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신설한 ‘부천군’(부평+인천)에서 유래했다. 부천시는 근대 이전부터 ‘부평도호부’라는 한 울타리에 있던 인천 부평구와 일부 생활권을 공유하고 있다.
현 인천광역시(1981년 직할시 승격) 행정체제(2군·8구)는 1995년 강화군, 옹진군, 김포 검단면이 편입되는 ‘광역화’와 함께 재편됐다. 오는 7월 인천시 행정체제는 제물포구·영종구 신설, 검단구 분구를 통한 2군·9구 체제로 31년 만에 개편된다. 전례 없는 행정체제 개편 역사는 인천이란 도시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국민의힘 유정복 인천시장 예비후보는 7일 핵심 공약인 ‘인천국제자유특별시 특별법’과 연계한 ‘2차 행정체제 개편’ 카드를 추가 공약으로 꺼내 들었다. 송도구(송도국제도시)와 가칭 논현서창구(남동구 일부)를 신설해 해당 지역 특성을 반영한 행정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전국에서 행정구역 통합과 이를 지원하는 특별법 제정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유 예비후보 또한 그 물결을 타야 한다는 생각이다. 일각에서는 이에 더해 이번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인천시 ‘2차 광역화’ 논의도 시작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때마다 제기된 2차 광역화
인천시 내부는 물론 생활권이 같은 외부 지역까지 포함하는 행정체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2000년대 중후반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2013년 말 민선 5기 송영길 인천시장이 제안했던 인천·시흥·부천·김포 ‘메가시티’ 구상, 2015년 민선 6기 유정복 인천시장이 추진했던 ‘인천·부천·김포 지역행복생활권’ 사업, 2024년 민선 8기 유정복 시장이 추진한 인천 인접 도시와의 광역연합 체계 ‘메가 폴리스’ 등이 대표적이다. 인천시 차원은 물론 인천 여야 정치권에서도 심심치 않게 제안됐으나, 인천 인접 도시들이 반기지 않으면서 번번이 흐지부지됐다.
그동안 제기된 2차 광역화 구상들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인천시와 인접 도시들을 묶어 450만~500만명 생활·경제권을 만들고, 생활·경제권 단위로 도시 기능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테면 수도권쓰레기매립지라는 ‘공유수면’을 공유하고 있는 인천 북부권(서해구·검단구)과 김포는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와 관련한 시너지를 누릴 수 있다. 유 예비후보가 논현서창구 신설을 통해 특화하려는 남동국가산단은 시흥까지 ‘산업벨트’를 이루고 있다. 부평과 부천은 가장 활발하게 생활권을 공유하는 ‘연담화’ 지역으로, 광역 단위 행정구역 경계가 나뉘면서 시민들이 겪는 불편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인천 고위 공직자 출신의 한 원로 인사는 “인천이 수도권에서 역차별을 받고 있고, 수도권 규제까지 받는 이중소외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기 어려워 하는데, 인천을 독자적인 메가시티 규모로 키우는 것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며 “인천 중심으로만 메가시티를 구상하지 않고, 인접 도시들의 미래 발전상까지 제시하는 방식이라면 메가시티 논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劉 “세계적 경쟁력 갖춘 특별시”
물론 유 예비후보가 제시한 인천국제자유특별시와 2차 행정체제 개편이 2차 광역화를 염두에 둔 공약은 아니다. 인천국제자유특별시는 특별법 제정을 통해 인천국제공항 공항경제권 지정, 송도·청라·영종 인천경제자유구역 활성화와 강화 남단 등 추가 권역 확대 등 규제 특례와 권한, 국가 지원을 확보하는 구상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물론 대전·충남, 대구·경북, 부산·경남 등 광역자치단체 통합 특별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은 단순 통합이 아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특별행정구역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게 유 예비후보 주장이다.
인천 입장에서는 전국적인 ‘메가시티론’에 대응할 ‘규모의 경제’라는 명분 또한 특별법 제정 과정에서 필요한 상황이다. 도시 규모가 클수록 유 예비후보가 공약한 ‘공공기관·특별행정기관 인천 이관’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유 예비후보 측에서는 월경지(越境地)인 강화군과 옹진군 영흥도 등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검토했으나, 선거 이후 민선 9기 장기 과제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 예비후보는 이날 선거캠프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광역화에 대한 질문에 “3년 전 김포의 서울시 편입 추진을 반대할 당시 부천, 김포, 시흥, 광명 등 메가시티 개념을 발표한 바 있다”면서도 “(추후) 이 문제를 거론할 위치에 있을 때 해야 할 일”이라고 답했다.
/박경호·한달수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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