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아트센터 ‘색동: 우주 오페라’

 

제1회 페스티벌·개관 첫 어린이 전시

발달장애아동과 난민 만나 초상화 등

관계의 파동 조명… 6월 7일까지 선봬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색동: 우주 오페라’ 전시 모습. 2026.5.8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색동: 우주 오페라’ 전시 모습. 2026.5.8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백남준아트센터가 올해 백남준 20주기를 맞아 ‘제1회 백남준미디어아트페스티벌: 백남준의 행성’을 개최하는 가운데 그 첫 번째 프로젝트로 ‘색동: 우주 오페라’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어린이의 감각으로 우주를 경험하게 하는 데 의의를 둔다. 백남준에게 있어 행성은 별개의 존재가 아닌,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연결되는 열린 세계였다. 전시는 각각 다른 색으로 이어져 다양성이 공존하는 시각을 확장된 우주의 감각으로 연결해 내고, ‘색동’의 ‘동’을 ‘아이 동(童)’으로 새롭게 읽어내도록 했다. 백남준아트센터에서 개관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어린이를 위한 전시라는 점에서 백남준의 예술 세계를 좀 더 가깝게 접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전시는 모두 세 가지 장면으로 이뤄져 있다. 첫 장면에서는 진달래·박우혁 작가의 작품 ‘코스믹 프래그먼트’와 ‘러브 스코어’를 만날 수 있다. 저마다의 모양과 색을 가진 평면 조형물이 흩어져 있는 ‘코스믹 프래그먼트’는 하나의 우주를 나타낸다. 마치 파편이나 먼지처럼 우주에 흩어진 요소들 사이사이를 유영하듯 지나다니다 보면 작품이 미세하게 밀리고 이동하며 또 다른 변화를 이끌어낸다. 공간과 관객 사이의 관계가 유기적으로 변주하는 작품 너머에는 보편적 감정을 언어와 기호를 통해 단순한 이미지로 만들어 낸 ‘러브 스코어’가 있다. ‘팡’이라는 한 글자도 각자가 떠올리는 이미지와 상상으로 다양하게 생성된다.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색동: 우주 오페라’ 전시 모습. 2026.5.8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색동: 우주 오페라’ 전시 모습. 2026.5.8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두 번째 장면에서는 서로 다른 환경에 있는 어린이들의 감각과 경험이 하나로 만나는 지점을 볼 수 있다. ‘서로의 궤도에서’라는 작업은 2024년 느티나무도서관의 ‘글로벌 도넛데이’를 계기로 한국의 ‘사이에 부는 바람’과 우간다의 ‘AVIAS’가 함께한 협업이다. 발달장애 아동과 난민캠프의 아이들이라는 서로 다른 환경을 그림이라는 매개체로 묶어낸다. 1년여의 교류 마지막 단계에서는 서로의 사진을 들여다보며 상대의 얼굴을 그리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이를 통해 서로의 시선이 마주하며 소통하는 흔적들을 시각적으로 남긴다.

세 번째 장면은 끊임없이 이동하고 실험했던 백남준의 몸짓처럼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존재로서 참여할 수 있는 곳이다. 전시장에 준비된 지시문을 따라가거나 백남준의 작품과 영상, 오래된 TV를 바라보며 떠오르는 생각을 자유롭게 그려볼 수 있다. 커다란 칠판에 자신만의 선을 그어보기도 하고, 영상을 보며 빛·색·선을 섞어 자신만의 새로운 장면들을 만들어본다.

전시장 곳곳에는 백남준이 그린 ‘무제’의 드로잉과 ‘나비’·‘글로벌 그루브’ 등 비디오 작품, ‘칭기즈 칸의 복권’이 전시돼 있다. 특히 작품 ‘칭기즈 칸의 복권’은 광대역 통신을 이용한 소프트웨어의 발전을 통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미래가 온다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으로, 초반의 우주 미로를 탐험하고 이어 새로운 항해자이자 네트워크의 연결자가 등장하는 하나의 서사를 부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매주 토요일마다 전시와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 또 느티나무 도서관이 협력한 우주 주제 그림책 컬렉션을 마련해 누구나 자유롭게 읽고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준비했다. 박남희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은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존재들이 관계를 맺고 감각을 교환하며 끊임없이 생성되는 우주를 경험하는 자리”라며 “각자가 하나의 색이자 하나의 소리이며, 동시에 전체를 이루는 존재로서 백남준의 세계를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6월 7일까지.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