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에서 열린 5월 임시국회 제1차 본회의에서 대한민국헌법 개정안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결 불참으로 의결정족수에 미달해 투표 불성립을 선언하고 있다. 2026.5.7 /연합뉴스
지난 7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에서 열린 5월 임시국회 제1차 본회의에서 대한민국헌법 개정안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결 불참으로 의결정족수에 미달해 투표 불성립을 선언하고 있다. 2026.5.7 /연합뉴스

1987년 제9차 개헌으로 절차적 민주주의가 확립된 이후 많은 시간이 흐르고 현행 헌법의 문제점들이 드러나면서 헌법 개정 필요성에 대한 정치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왔다. 그러나 여야·진영을 떠나 개헌에 대한 공감과는 별개로 정파 간의 이해관계와 계산으로 87체제 이후 개헌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제10차 헌법 개정안이 이번에도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함으로써 1987년 이후 39년만의 개헌은 무산됐다. 국민의힘이 표결에 불참함으로써 의결정족수 미달로 투표가 성립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개헌에서 권력구조는 논쟁적이면서도 중요한 이슈다. 많은 국민이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지지한다고 하지만, 국회 추천 총리 임명과 함께 세부적으로 국민적 합의를 이뤄낼 부분이 많다. 따라서 이번 개헌안에서는 쟁점 사항은 유보하고 정파와 무관하게 정치권과 시민사회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점진적·단계적 개헌인 셈이다. 1979년의 부마민주항쟁, 5·18 민주화 운동 정신, 국가 균형 발전 의무 명문화 등이 그것이다. 나아가 국회의 계엄 통제권을 강화함으로써 민주주의의 제도화를 확립하고자 한 것들이다. 이러한 내용에 반대할 명분을 찾기 어렵다. 국회에서 의결된 개헌안을 지방선거일에 동시에 국민투표에 부침으로써 향후 권력구조 개헌의 물꼬를 트는 의미도 담고 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개헌 표결에 불참했다. 명분은 ‘이재명 독재 연장을 위한 빌드업’이라는 것과 여당의 지방선거용 이벤트라는 것이다. 개헌안에 권력구조에 관한 내용 자체가 없는데 성립할 수 없는 비판이다. 개헌안에 국회의 계엄 사전 승인권이 포함되어 있어서 다시 계엄 이슈가 소환되는 것이 지방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 때문에 개헌 표결에 불참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럴수록 국민의힘은 ‘내란 프레임’에 더욱 빠져들 수밖에 없다. 이번 기회에 개헌안에 적극 호응함으로써 계엄을 막지 못한 것과 탄핵에 반대했던 과거를 반성하고, 확실하게 ‘윤 어게인’과 선을 그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쳤다. 물론 더불어민주당이 개헌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치열하게 국민의힘을 설득시키지 못한 건 아쉬운 부분이다. 여야 합의를 위해 진정성 있게 다가갔어야 했다. 국민의힘이 “국회 후반기에 개헌 특위를 구성해 권력구조 개편까지 포괄하는 개헌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으니, 여야가 22대 국회 후반기 논의를 거쳐 2028년 총선에서 개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