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시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수원·고양·용인·화성·창원 등 5대 특례시에 대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이번 법안은 특례시의 발전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의 5개년 기본계획 수립과 각 특례시의 연도별 시행계획 수립을 명시했다. 주거·교통·도시환경 분야를 중심으로 19건의 신규 사무특례를 부여했으며, 정책연구기관 지정과 국가기관·특례시 간 인사교류 근거도 마련했다. 지방분권균형발전법에 규정돼 있던 기존 특례를 특별법으로 이관해 법체계를 정비한 점도 평가할 만하다.
그동안 특례시는 인구 100만이 넘는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기초지방자치단체 틀에 묶여 행정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 왔다. 광역시급 행정수요와 복합적 도시문제가 증가했지만 권한과 재정이 뒤따르지 못해 정책 집행의 효율성이 떨어졌다. 이에 특례시 시장협의회는 법적 지위 확보와 재정 특례를 지속적으로 건의하며 국회와 정부를 설득해왔고, 지역 국회의원과 지방정부도 힘을 보탰다. 법안의 국회 통과는 이러한 누적된 문제의식과 꾸준한 제도개선 요구의 결실이다.
이제 특례시는 단순한 행정적 명칭을 넘어서게 됐다. 특별법 제정으로 특례시 운영의 체계성과 지속가능성이 확보되면서 비로소 이름에 걸맞은 도시로 성장할 기회를 갖게 됐다. 건축과 도시계획 등에서의 ‘생활밀착형’ 권한 이양은 행정 처리 속도와 정책 자율성을 높이고 시민 체감도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권역 거점도시로서 주변 중소도시와의 연계 발전, 도농 상생 모델 확산 등 지역균형발전의 새로운 축으로 기능할 수 있다. 시야를 넓히면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방소멸 대응이라는 국가적 과제에도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함의가 적지 않다.
특별법 제정은 출발점일 뿐 제도의 완성을 의미하진 않는다. 실질적 권한을 갖춘 재정 특례와 법적 지위 격상 문제는 여전히 미완으로 남아 있다. 권한 확대에 상응하는 책임 구조 역시 정교하게 설계돼야 한다. 중앙과 지방 간 역할을 재정립해 특례시가 국가 균형발전의 실질적 동력으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도 과제다. 하지만 법안 통과 직후 특례시 시장협의회도 강조했듯이 특례시 제도의 정착을 위해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국민의 관심과 감시, 그리고 공감대다. 국민의 의지가 뒷받침되지 않는 제도는 그저 형식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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