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스님들, 해병대원 격려 위문품

주민 10여명 불과, 군인이 더 많은 섬

바로옆 북한군 주둔 함박도… 긴장감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방문 큰 힘”

서해 북방한계선(NLL) 최접적 지역의 함박도와 은점도. 오른쪽 먼 곳 작은 섬이 은점도다. 2026.5.11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
서해 북방한계선(NLL) 최접적 지역의 함박도와 은점도. 오른쪽 먼 곳 작은 섬이 은점도다. 2026.5.11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

중동 지역뿐만아니라 전세계인을 고통 속에 몰아넣고 있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의 휴전 상황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전해진 11일 오전, 강화 지역 스님들이 강화군 말도에서 경계 근무를 서고 있는 해병대원 격려를 위해 각종 위문품을 싸 들고 배에 올랐다. 강화불교사암연합회에서 말도에서 근무 중인 해병대원을 격려하고,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남북 간 평화 기원 법회를 열기 위함이었다.

일행은 강화군 황청포구에서 뱃길로 2시간가량 걸려 말도에 닿았다. 말도에는 주민보다 해병대원들이 더 많다. 주민은 7가구에 10여 명에 불과하다. 아주 작은 섬이지만 주민들은 어업 활동을 할 수가 없어 농사를 지으며 생활한다. 육지와 연결하는 교통편도 마땅치가 않다. 정기 여객선이 있는 것은 아니고 강화군 행정선과 군용 선박이 오갈뿐이다.

말도의 가장 높은 곳에 군부대가 위치해 있다. 해병2사단 말도소초. 말도는 우리나라 어느 지역 섬보다도 전략적 측면에서 중요하다. 그러기에 특히나 위험한 곳이다. 대부분의 섬이 북쪽을 주요 경계 지점으로 삼고 있지만 말도는 북쪽뿐만 아니라 서쪽에도 바짝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북한군이 주둔하고 있는 함박도가 말도의 왼쪽 옆구리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말도 앞바다에서 바라본 함박도. 함박도 산 꼭대기에 군 경계 시설물과 송수신 안테나로 보이는 시설물이 눈에 띈다. 2026.5.11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
말도 앞바다에서 바라본 함박도. 함박도 산 꼭대기에 군 경계 시설물과 송수신 안테나로 보이는 시설물이 눈에 띈다. 2026.5.11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

함박도에 북한군이 주둔하고 있다는 사실이 밖에 알려진 건 10년이 채 지나지 않았다. 한때는 함박도가 북방한계선(NLL) 이북이냐 이남이냐는 문제로 시끄럽기까지 했다. 이렇다 보니 말도 근무 해병대원들의 긴장감은 어느 곳보다 클 수밖에 없다. 군 당국에서는 이런 점을 감안해 말도 근부 장병들에게는 다른 곳보다 휴가를 더 많이 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강화불교사암연합회장 여암 스님(전등사 주지)은 장병들에게 자신이 군 복무 시절 1년 정도 최전방 GP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이야기한 뒤 “이렇게 강화 지역 스님들의 뜻을 모아 말도 해병대에 올 수 있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모두 다 건강하게 근무하길 기원한다”고 했다.

강화불교사암연합회에서는 11일 강화군 말도 해병부대를 방문해 위문품을 전달하고 남북 간 평화를 기원하는 법회를 간략히 가졌다. 강화불교사암연합회장인 여암 스님(전등사 주지)이 11일 강화군 말도를 지키는 해병대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2026.5.11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
강화불교사암연합회에서는 11일 강화군 말도 해병부대를 방문해 위문품을 전달하고 남북 간 평화를 기원하는 법회를 간략히 가졌다. 강화불교사암연합회장인 여암 스님(전등사 주지)이 11일 강화군 말도를 지키는 해병대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2026.5.11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

이정연 하사는 “이곳까지 위문을 오신 분들이 너무나 고맙다”면서 “경계 작전에 더욱 만전을 기할 테니 후방에 계신 국민들께서는 안심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말도 부대 소초장인 김재영 중위는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바쁘신 중에도 이렇게 먼 곳까지 찾아와 주신 여러분 덕분에 지쳐 있던 심신을 안정시키고 경계 작전을 펼치는 데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