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토종 돌고래인 ‘상괭이’가 잇따라 사체로 발견됐다. 지난 7~8일 이틀 연속 인천 굴업도 해변으로 3마리가 떠밀려왔다. 3~6월 주꾸미 조업철 다른 종과 섞여 그물에 걸렸다가 버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로 해양보호생물 지정 10년을 맞았지만, 상괭이가 처한 현실은 여전히 처참하다.
2004년 3만6천 마리였던 상괭이는 2016년 1만7천여 마리로 줄어들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폐사한 채 발견된 개체만 3천839마리에 달한다. 이 가운데 2천174마리는 혼획이 직접 사인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1천665마리 역시 혼획 후 버려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안강망은 그물을 갯벌 등에 고정시킨 후 조수간만의 차이를 이용해 물고기를 잡는 방식이다. 한 번 물고기가 들어오면 빠져나가기 어려운 형태다. 폐로 호흡하는 해양 포유류인 상괭이는 일정 시간마다 반드시 수면 위로 올라와야 하지만, 그물에 걸리면 그 안에 갇혀 결국 질식사하게 된다. 상괭이는 깊은 바다가 아닌 연안에 머무는 특성이 있다. 연안 자체를 보호구역으로 설정하지 않는 한 어민들의 조업과 충돌을 피하기 어렵다.
해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해양수산부는 상괭이가 스스로 빠져나올 수 있는 ‘탈출형 안강망’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 보급률은 10% 수준에 그친다. 어획량 손실을 우려하는 어민들이 사용을 꺼리는 탓이다. 이마저도 TAC(총허용어획량) 제한이나 규제 완화 혜택을 위한 조건으로 부착한 것이어서, 사업 지원이 끊기면 장비 역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10%의 보급률조차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탈출장치 의무화 법안이 발의됐지만 끝내 폐기됐다.
제도의 허점도 상황을 악화시킨다. 상괭이의 고의적 포획과 유통·판매는 엄격히 금지되고 있지만, 어업 중 혼획돼 죽은 상괭이에 대해서는 처벌하지 못한다. 신고와 인계 절차도 번거로워 어민들이 혼획된 상괭이를 바다에 버리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된 지 10년, 상괭이 개체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보호라는 이름 아래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혼획 방지 어구 설치를 단순 권고에 그칠 게 아니라 법적 의무로 못 박아야 한다. 좌초 신고가 들어와도 즉각 출동하지 못하는 구조 네트워크도 손봐야 한다. 실효성 있는 입법과 현장 대응 체계 개선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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