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모가 실제로 손자를 양육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 현재의 우리나라의 상황이다. 그러나 조부모는 법적으로 친권자나 법정대리인이 아니므로 ▲학교 서류 금융 관련 행위, 해외유학이나 여행 등 ▲수술이나 입원 등 중요한 의료행위에서 친권자나 부모의 동의가 필요한 경우 조부모만으로는 즉시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 있다.
현행법상 조부모가 미성년자의 친권 등을 확보하기 위하여서는 일반입양제도와 친양자 입양제도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
일반입양에 대하여는 이미 대법원 ‘2021년 12월23일자 2018스5’ 전원합의체 결정으로 조부모의 손자녀의 입양을 허용한 바 있어 요건만 갖추면 조부모가 법률상 부모가 될 수 있다. 물론 손자의 가족관계등록부를 발급받으면 조부모가 양부모로 기재되므로 우리나라의 가족관계 정서상 다소 어색하기는 하지만, 대법원은 미성년자의 복리를 위하여 이를 허용한 것이다. 그러나 친양자 입양에 대하여는 수원가정법원 ‘2022느단 200058사건’은 외조부의 외손주에 대한 친양자 입양신청을 기각하고 일반입양만을 허가하였다.
법원은 ‘친양자 입양은 미성년자의 복리를 위하여 매우 엄격한 요건을 요구하는 제도로써 친양자 입양이 성립하면 친생부모와의 친족관계가 완전히 종료되고 양부모의 친생자로서 새로운 가족관계가 형성되는 강한 법적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가족제도에 대한 정서 등을 감안하여 이 사건에서 외조부모가 외손주를 양육하고 있는 사정을 인정하면서도, 친양자 입양을 인정할 경우 친생부모와의 친족관계가 완전히 단절된다는 점과 가족관계 질서의 변화, 입양의 필요성 및 상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친양자 입양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외손주가 실제로 외조부모와 생활하면서 안정적으로 보호·양육되고 있는 점, 아동의 복리를 위하여 법적으로 양육관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친생부모와의 친족관계를 유지하는 일반입양은 허가하였다.
/임성일 법무사·경기중앙지방법무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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