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꽃게철이지만 ‘철망’ 어선 늘어
정부·지자체, 실효성 대책 마련 절실
인천지역 어민들이 면세유 가격 인상에 따른 조업 원가 상승과 저수온 현상으로 어획량까지 줄어드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본격적인 봄 꽃게 철을 맞았지만 조업을 포기하는 어민이 속출하고 있다.
11일 인천지역 수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동 사태 등 대외적 요인으로 어업 생산원가가 전년 대비 40~50% 급등했다. 선박에 들어가는 어업용 면세유 가격 급등에 이어 로프, 그물, 스티로폼 부표 등 어업 필수 부자재 대부분이 석유화학 제품인 탓에 타격이 더욱 커졌다는 게 어민들 설명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지난 3월 나프타의 생산자물가지수는 309.91로, 전월(184.48) 대비 약 68% 폭등했다. 같은 기간 석유화학 계열 원료인 폴리프로필렌수지(105.58→124.68), 폴리에틸렌수지(111.87→128.09) 등도 일제히 상승하며 어민들의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인천 해역에서 조업하는 한 어민은 “어업용 면세유는 이란 전쟁 발발 전인 지난 2월과 비교하면 1드럼당 8만원 정도 올랐다. 조업을 위해 하루에 다섯 드럼 이상 사용하는데, 하루에만 수십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며 “로프나 그물 같은 부자재 가격도 중동 사태로 40%가량 올라 조업을 나가면 오히려 손해가 난다”고 말했다.
바다 수온 등 어업 환경마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이작도, 장봉도, 자월도, 백령도 등 인천 앞바다 일대 수온이 12℃를 밑도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꽃게는 수온이 12~13℃ 이상 올라가야 동면에서 깨어나 본격적인 먹이 활동과 이동을 시작한다. 수온이 이보다 낮으면 꽃게가 모래 속에 박혀 움직이지 않아 그물이나 통발에 걸릴 확률이 낮아지는 것은 물론 상품성도 떨어지게 된다.
인천수협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지금쯤이면 크고 실한 꽃게가 잡혀야 하지만 올해는 수온 등의 영향으로 꽃게 씨알이 잘고, 물렁게도 많이 잡혀 단가 형성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실제 위판 실적(연안부두·소래포구 위판장)을 보면 올해(3월~5월10일) 위판중량은 46만3천194㎏으로 2년 전(91만7천652㎏)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1㎏당 위판 평균 단가는 지난해(2만8천245원) 대비 약 40.5% 급감한 1만6천788원에 머물고 있다. 어획량은 적고 단가는 낮게 형성되면서 어민들의 실질소득이 급감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업을 포기하고 그물을 걷어들이는 ‘철망’ 어선이 늘고 있다. 특히 대형 어선에 비해 고정비 부담이 큰 연안 소형 어선을 중심으로 조업 일수를 줄이거나 아예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박덕신 인천자망협회장은 “지금 조업을 나가봤자 본전도 안 되고 오히려 손해를 보는 상황이라 차라리 조업을 포기하는 게 낫다는 어민들이 많다”며 “유가연동보조금 지원을 비롯해 부자잿값 상승에 대한 정부와 자치단체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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