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부터 개최된 고양국제꽃박람회는 화훼 분야 전문성을 갖춘 전국에서 유일한 박람회이자 지역 축제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보름이 넘는 기간 동안 꽃을 주제로 다양한 전시와 이벤트가 매일 펼쳐지는데, 사실 매년 이 같은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 1년 전부터 기획을 시작해 꽃을 가꾸고,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25만㎡ 곳곳에 콘텐츠를 채워나간다. 식물 특성상 꾸준한 손길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 번 박람회를 개최하려면 1만명이 넘는 인력의 땀과 노력이 필요하다. 올해 고양국제꽃박람회를 만든 주역들을 차례로 만나 그들에게 이 행사가 갖는 의미와 가치를 들어봤다.<편집자주>

지역 화훼농가 대표하는 이승국 고양시화훼연합회장

이승국 고양시화훼연합회장이 지역에서 생산된 꽃으로 꾸며진 터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양시화훼연합회는 2026 고양국제꽃박람회에서 로컬가든을 조성하고, 꽃판매장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부문에 참여했다. 고양/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이승국 고양시화훼연합회장이 지역에서 생산된 꽃으로 꾸며진 터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양시화훼연합회는 2026 고양국제꽃박람회에서 로컬가든을 조성하고, 꽃판매장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부문에 참여했다. 고양/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수도권에서 유통되는 화훼 절반 이상은 고양시에서 생산된다고 봐도 됩니다. 이 분야에선 오랫동안 유명한 꽃의 주산지로 명성을 떨쳐왔죠. 그러다보니 농가마다 전문성이 쌓여 각각의 품목에서 최고인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선인장, 다육, 난 등 농장 이름만 대면 알아차릴만큼 이 업계에서 쟁쟁한 곳이 한둘이 아닙니다. 고양시의 우수한 화훼 경쟁력이 꽃박람회를 통해 널리 알려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고양시는 수도권의 대표적인 화훼 생산지다. 원당성사·식사동·원흥·서오릉·뉴타운 화훼단지를 비롯해 각 농장에서 키워진 다양한 꽃과 식물은 전국의 도소매시장으로 팔려나간다. 현재 고양지역엔 약 500여 농가가 등록돼 있는데, 이 중 350여 농가가 고양시화훼연합회에 소속해 있다. 이승국 고양시화훼연합회장은 이 농가들을 대표해 수년째 꽃박람회 개최에 힘을 보태는 중이다.

“고양국제꽃박람회는 지역 화훼농가와 함께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디기탈리스, 루피너스, 델피늄, 다알리아, 수국 등 올해 박람회에 쓰인 꽃 가운데 10만본 정도가 연합회를 통해 지역 화훼농가에서 기른 것으로 채워졌습니다. 최근 수 년간 경기가 좋지 않아 많은 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꽃박람회가 있어 다행입니다. 매년 화훼인들에게는 한 줄기 희망과도 같은 행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승국 고양시화훼연합회장이 2026 고양국제꽃박람회 로컬가든에서 지역 생산 꽃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고양/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이승국 고양시화훼연합회장이 2026 고양국제꽃박람회 로컬가든에서 지역 생산 꽃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고양/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최근 화훼농가의 처지는 위기라고 해도 좋을 만큼 매우 어렵다고 한다. 전기료와 기름값, 자재비, 인건비 등 생산비용은 계속 오르는데 꽃 가격은 제자리 걸음이다. 오히려 소비심리 위축, 수입 꽃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떨어지고 있어 농가들의 한숨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태다.

이 회장은 이런 위기를 타계할 수 있도록 꽃박람회를 계기로 많은 시민이 식물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갖게되길 희망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연합회가 직접 꾸민 로컬가든에는 이런 농민의 마음이 한껏 담겨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꽃을 키운 사람 입장에선 우리 꽃을 보러온 분들에게 계속 최고의 모습을 보이고자 하는 마음이 큽니다. 각 농장에선 수시로 로컬가든을 순찰하면서 시든 꽃이 있나 없나 살피고, 조금이라도 상한 꽃은 바로 교체하고 있습니다. 로컬가든을 관람한 시민들이 꽃을 보고 ‘예쁘다’고 하는 말씀해주시면 농가는 보람을 느끼고, 힘을 얻곤 합니다. 꽃박람회를 통해 이런 희망과 상생의 선순환이 계속 이어지길 바랍니다.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양/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