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색동원’ 성폭력 사건을 계기로 수사 과정 중 장애인 피해자의 진술권을 보장할 수 있는 전문 조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여성변호사회와 국민의힘 김예지·더불어민주당 서미화 국회의원은 13일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색동원 피해자 심층조사보고서,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를 열고 색동원 피해자 수사 과정에서의 한계와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강화군은 지난해 12월과 지난 2월 두 차례에 걸쳐 우석대학교 연구팀에 의뢰해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인 색동원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심층조사를 진행했다. 색동원 피해자 심층 보고서에는 여성 장애인 17명 전원과 퇴소자 2명 등 19명이 시설장 김모(62)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경찰 수사 과정에서 성폭력 피해자로 특정된 장애인은 3명에 불과하다.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중증 장애인들의 특성이 수사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장애인 입소자 대부분이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색동원 피해자 심층조사보고서를 작성한 전지수 우석대 인지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색동원 수사 과정을 살펴보니, 입소자들의 발달 수준과 의사소통 능력이 고려되지 않아 구체적인 진술을 이끌어내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장애인 피해자의 발달 수준을 먼저 파악한 뒤 이들의 신체적·비언어적 표현을 해석하며 진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색동원 사건 법률지원단장을 맡은 박을미 변호사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피해자는 사법 절차에서 쉽게 소외된다”며 “현재 장애인 피해자를 위한 진술조력인 제도 등이 운영되고 있지만 시스템과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보완대체의사소통(AAC) 도구와 그림카드, 의사소통판 등을 활용해 장애 특성을 고려한 조사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입법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시설 내부에서 발생한 학대가 외부에 드러나기 어려운 구조인 만큼 신고자 보호를 강화하고, 수사기관이나 관계기관이 선제적으로 조사에 착수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병석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장애인 피해자가 수사 과정에서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해 피해 사실 자체를 설명하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며 “장애 특성을 반영한 전문 조사 기법과 의사소통 지원 체계를 수사 단계부터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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