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은 꽃게철이 한창이다. 꽃게는 여름철 산란을 앞둔 지금이 살이 차 가장 맛있다. 그러나 최대 주산지인 이작도, 장봉도, 자월도, 백령도 어민들 표정이 밝지 않다. 인천 앞바다의 저수온 현상으로 조업이 신통치 않은 것이다. 꽃게는 수온이 12∼13℃ 이상 올라야 동면에서 깨어나 먹이활동을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는데 인천 앞바다가 12℃를 밑도는 것이다. 수온이 이보다 낮으면 꽃게의 움직임이 저조해 그물이나 통발에 걸릴 확률이 낮을 뿐 아니라 상품성도 떨어진다.
어민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생산원가의 폭등이다. 11일 인천지역 수산업계에 따르면 석 달째 계속되는 중동전쟁 때문에 어업 생산원가가 지난해보다 무려 40∼50% 급등했다. 인천 해역에서 조업 중인 한 어민은 “어업용 면세유는 이란 전쟁 발발 전인 지난 2월과 비교하면 1드럼당 8만원 정도 올랐다. 조업할 경우 하루에 다섯 드럼 이상 사용하는데 하루에만 수십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로프나 그물 같은 부자재 가격도 중동 사태로 40%가량 올라 조업을 나가면 오히려 손해”라며 난감해 했다.
어업용 면세유 가격 앙등에다 로프, 그물, 통발, 스티로폼 부표 등 어업 필수 부자재 대부분이 석유화학제품이어서 설상가상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나프타의 생산자물가지수는 309.91로 전월 대비 68%나 뛰었다. 같은 기간 석유화학 계열 원료인 폴리프로필렌수지는 18%, 폴리에틸렌수지는 14.5% 상승해 어민들의 원가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조업을 포기하는 어선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올해 3∼5월의 연안부두·소래포구의 위판 중량은 46만3천여㎏으로 2년 전(19만7천여㎏)의 절반 수준인데 1㎏당 위판 평균단가는 지난해(2만8천245원) 대비 40% 이상 급감한 1만6천788원이다. 어획고는 적은데 단가는 낮아 어민들의 실질소득이 크게 낮아진 것이다.
꽃게잡이뿐만 아니다. 경북 영덕의 한 선주는 “숨 쉬는 것 빼고 다 올랐다. 적자라 더는 버티기 힘들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대형선망업계조차 장거리 출하횟수 축소는 물론 심지어 출항까지 꺼리는 지경이다. 중동사태 이후 나라 구석구석이 편한 곳이 없지만 에너지 다소비업종인 수산업이 받는 타격이 훨씬 더 크다.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전국적으로 어획량 감소는 불문가지여서 우리 수산업 기반마저 흔들릴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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