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지식정보타운(이하 지정타) 입주기업들이 과도한 냉방비 부담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이 부담하는 냉방요금은 판교 테크노밸리의 최대 4배 수준에 달한다. 문제의 근원에는 집단에너지 공급을 사실상 독점한 민간사업자의 이윤 중심 운영과 이를 제어하지 못하는 공공의 관리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실질단가는 usRT(냉동톤)당 134.3원인 반면, 지정타 집단에너지 공급자인 GS파워의 단가는 usRT당 551.1원으로 4배를 넘는다. 실제로 지정타 기업들의 5~9월 총 냉방비용과 한국지역난방공사가 냉방을 공급하는 판교와 비교하면, 기업당 많게는 2억원 이상을 더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지역난방공사의 냉방 요금이 정책적으로 결정되는 것과 달리, 민간사업자인 GS파워는 집단에너지사업법에 따라 신고한 ‘열공급규정’을 근거로 자체 책정하기 때문이다.
지역냉난방 공급 사업자는 입주자가 아닌 정부가 공개 입찰을 통해 선정한다. 입주 기업들은 이제 와서 다른 사업자로 교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스크류 냉동기 등 대체 냉방 설비마저 관련법에 저촉돼 자유롭게 도입하기도 힘들다. 기업들은 선택지도 탈출구도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입주 때의 기대감이 회의감으로 바뀌었다는 기업인들의 하소연이 예사롭지 않다.
과천지식정보타운기업협의회는 과천시에 “소재지가 다르다는 이유로 매년 수억원의 ‘에너지 벌금’을 내고 있다”며 지역 차별 해소를 촉구하고 있다. 시는 GS파워 측에 원가 산정 근거와 타 지역 집단에너지 사업자와의 요금 비교 등 자료 제출을 요청했지만, 현실적으로 민간의 요금 인하를 강제하기는 쉽지 않다. 관계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도 “냉방요금 할인은 사업자가 결정할 사안”이라는 원론적 입장이다.
지정타 ‘냉방비 폭탄’ 논란은 일부의 불만이 아니라 지역 산업 경쟁력의 악재다. 특히 IT기업과 기술연구소는 냉방 시스템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만큼, 이는 신규 입주를 망설이게 하고, 기존 입주기업의 이탈까지 부를 수 있다. 첨단산업의 지속적인 유치를 강조하면서 정작 기업 운영의 핵심 비용을 방치한다면, 자족도시 구호는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 이제 정부와 지자체가 단순 중재 수준을 넘어 요금 산정 기준의 투명성을 높이고, 지역 간 에너지 요금 격차를 줄일 실질적인 관리·감독 체계를 서둘러야 한다. 기업이 떠난 뒤에 움직이면 소용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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