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리스크에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중앙 정치인들의 섣부른 행보에 민심이 요동치고, 그 부담을 지역에서 유권자를 직접 만나는 지역 정치인들이 고스란히 감당하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강세가 예상되는 더불어민주당은 한껏 들떠 거침없는 모양새다. 지난달 민주당이 발의한 ‘공소취소 특검법’이 그 핵심 증거다. 현재 민주당은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당이자 국회 과반 의석을 점유한, 행정과 입법 권력을 모두 거머쥔 거대 여당이다. 막강한 권력을 가진 집단일수록 그 힘을 신중히 사용하는 것은 인지상정. 하지만 민주당은 두려움이 없었고, ‘지방권력마저 여당에 줘선 안된다’는 공격의 여지를 스스로 만들었다.
이는 선거 유불리를 떠나 민주당의 출마자들에게 ‘오만과 독주’ 프레임으로 돌아왔다. ‘골프와 선거는 고개를 쳐들면 진다’는 정치권의 격언이 있음에도 여의도의 민주당은 고개를 쳐들었고,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유권자 앞에서 ‘고개 든 후보’가 돼버린 셈이다.
국민의힘은 반전의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과 탄핵, 그리고 이른바 ‘윤어게인’의 늪이 너무 깊다. 특히 선거를 이끄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끝내 윤어게인을 절연하지 못했고, 공천이 한창인 시기엔 방미 일정에 나서며 논란만 키웠다. 중도 표심이 절실한 수도권 출마자들은 장 대표의 지원 유세마저 기피하는 실정이다.
실제 주광덕 남양주시장 후보는 지난 11일 “장 대표가 2선으로 후퇴하지 않는다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했고, 한 경기도내 기초단체장 출마자는 기자들 앞에서 “중앙당만 (지역에) 안오면 된다”고 성토할 정도다.
중앙의 정치적 셈법이 지역 일꾼들의 진정성을 집어삼키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중앙의 리스크가 지역을 덮는 순간, 그 부담은 현장을 뛰는 출마자에게 돌아간다. 중앙 정치는 이제 그만 현장의 발목을 잡고, 지역 일꾼들이 정책과 비전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할 때다.
/한규준 정치부 기자 kkyu@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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