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 지방정부 이끌 정치·행정력 필요

무능력·부패가 낳는 피해는 유권자의 몫

권력 집중된 이번 선거, 후회없는 한 표를

신원철 인천 연수구 초대·2대 민선구청장·객원논설위원
신원철 인천 연수구 초대·2대 민선구청장·객원논설위원

오는 6월3일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이다. 시도지사, 교육감, 기초단체장, 지방(광역·기초)의원, 비례대표를 뽑기 위해 최소 7장의 투표용지를 받는다.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역은 무려 8장이나 된다.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각자 기준에 따라 마음에 드는 후보자들이 있겠지만 결론적으로는 그 지역이 갖고 있는 역사성과 특성에 맞는 살림꾼을 뽑는 선거여야 하리라. 즉, 주민의 삶을 잘 챙겨주는 밀착형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는 데는 이론이 없을 것이다.

정치가는 결과에 대해 포괄적 책임을 지는 자이며 행정가는 과정과 절차에 대해 구체적 책임을 진다. 정치는 비전, 즉 방향성을 더 중시하며 결단성과 미래를 보는 혜안이 있어야 한다. 반면 행정은 수단과 효율을 더 중시하며 전문성과 실행력을 갖추어야 한다. 정치가와 행정가가 비슷한 것 같지만 이렇게 극명하게 비교된다.

정치 없는 행정은 방향성을 잃고 중앙과 괴리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행정 없는 정치는 집의 설계도는 있는데 장비가 없는 것과 같다. 정치가는 더욱 나은 미래를 위한 가치의 배분, 무엇을 할 것인가에 집중하지만 근거나 예산의 흐름, 조직 통솔 등 복잡한 사안들을 간과하기 쉽다. 관료 조직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이해 통합 또는 지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반면 행정가는 변화를 두려워하고 보수적이며 관료적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물론 정치의 넓은 눈과 행정의 세심한 손을 다 가진 후보라면 금상첨화일 테지만 말이다.

인천은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하는가. 모두 장단점이 있으니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에 맡긴다. 특히 이번 선거 후보자들의 면모를 보면 극명한 대비가 눈에 띈다. 정치가를 표방하는 후보는 세밀한 민생 부분을, 행정가를 표방하는 후보는 달성할 수 있는 정치 비전을 유권자들에게 인식시켜 주어야 할 것이다.

인천은 지방정부다. 인천만의 차별화되고 특화된 무엇이 절실히 요구된다. 300만 지방정부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정치력과 행정력이 모두 필요하다. 한 예로 재난에 대처하거나 교통, 문화, 복지, 민원의 처리와 조정, 시민의 일체감 조성 등은 행정가의 전문 분야다. 반면 인천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국내외적 위상 등 더욱 거시적인 전략을 세우는 것은 정치가의 전문 분야다.

인천은 정치가도 행정가도 기업가도 시장(市長)으로 선택한 기억이 있다. 그들이 각각의 전문 영역에서 인천을 위해 무엇을 했고 어떤 변화와 발전을 이뤘는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도 이런 이분법적 선택 기준이 당락을 좌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물론 지자체장 선택을 정치 논리나 기업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정치의 속성인 당리당략, 편 가르기, 독선, 이념의 극단화라든지 이윤 추구나 우리만 잘살면 된다는 식의 기업 논리로 지방행정을 운영해서는 안 된다. 지방행정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공익과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고도의 전문성, 도덕성, 청렴성, 준법성, 책임성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그래서 이 같은 능력이 검증된 후보를 잘 선택해야 할 것이다. 특히 과거 부정과 비리, 뇌물수수, 독직 사건 등에 연루되었거나 음주운전, 폭행, 탈세, 투기, 사기, 강·절도, 성폭력 등으로 지탄받는 후보는 단호히 배격해 공직사회에서 영원히 퇴출해야 한다. 학생들의 사표(師表)인 교육감을 선택하는 기준이야 더 말할 것도 없다.

능력이 안 되거나 부패한 후보를 선택하면 그 결과는 모두 유권자의 피해로 돌아온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깐깐하게 검증해야 한다. 그동안 인천은 투표율도 낮았고 ‘중앙 정치 바람’의 영향이 컸다. 무관심한 방관자는 이미 주인이 아니고 더욱 선거 결과를 비판할 자격이 없음을 알아야 한다.

이번 선거는 권력의 집중이라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선거가 될 것이다. 앞으로 4년 동안 인천을 이끌어 갈 지도자의 선택 기준이 행정의 능력이 우선인가 아니면 정치적 역량이 우선인가를 잘 판단해 후회 없는 한 표를 행사할 일이다.

/신원철 인천 연수구 초대·2대 민선구청장·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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