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냉방설비도 불법… 입지 조건 ‘기대가 실망으로’
IT기업·연구소, 겨울도 냉방 필요
선택권 없이 부담 안아 ‘볼멘소리’
전문가 “독점권 갖는 부작용 우려”
과천 지정타의 ‘냉방비 폭탄’(5월13일자 7면 보도)은 다른 지역보다 관리비가 비싸다는 형평성 문제 뿐 아니라 지역 첨단산업 유치 경쟁력을 낮추는 악영향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지정타에 입주한 업체 대부분이 난방보다 냉방 시스템이 중요한 IT기업이나 기술연구소라 구조적으로 냉방 비용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실제 과천 지정타에 들어선 기업들은 높은 냉방비로 인해 입주 때 기대와는 달리 회의감이 앞선다는 반응이다.
지난 2023년 지정타에 입주한 기술 연구소의 관계자는 “연구소는 장비들의 온도를 낮추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겨울에도 난방이 아니라 냉방을 주로 활용한다”며 “특히 분석 장비를 가동하는 실험실은 24시간 내내 냉방 시설을 돌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냉방 요금 절감이 중요한 기업 입장에선 다른 지역보다 400~500% 높은 냉방 요금을 부담해야 하는 입지 조건이 효율적이라고 느껴지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기업들은 냉방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스크류 냉동기 등 대체 냉방설비를 별도로 설치하는 방안조차 관련 법에 저촉된다는 이유로 추진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렇다보니 선택권 없는 기업들 사이에서는 부담만 떠안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지역냉난방 공급 사업자는 입주자가 아닌 정부가 공개 입찰을 통해 선정했기 때문이다.
상황은 이렇지만 개선은 요원하다.
관계 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민간 기업이 높은 요금을 부과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국 민간 사업자 29곳의 냉방요금을 분석한 결과 최소 30%에서 최대 70% 수준으로 할인율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냉방요금 할인은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므로 정부에서 요금 감면을 강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한국지역난방공사를 비롯해 민간 사업자들과 논의해 냉방요금 격차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주도하는 에너지 정책의 요금에 차이가 날 경우 지역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유승직 숙명여대 기후환경에너지학과 교수는 “특정 지역의 냉방 요금이 지나치게 높은 것은 그 지역에 대한 규제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며 “한 기업이 지역 내 냉난방 공급을 도맡게 되면 사실상 그 지역에서 독점권을 갖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지역 냉난방 보급이 활발해질수록 요금 산정 기준을 비롯해 전반적인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마주영·박상일기자 mang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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