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토론회서 의견 제기
비상통로 의무 위반 ‘무죄’ 선고
전문가 “법령상 의미 고려 못해”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폭발 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순관 대표가 항소심에서 대폭 감형(4월23일자 7면 보도)된 가운데 항소심 재판부가 ‘유추적용금지 원칙’을 지나치게 형식적으로 적용했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기됐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사업주가 위험물질을 제조·취급하는 작업장(건물)에 비상구를 1개 이상 설치하고, 비상구와 비상통로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유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심 재판부는 규칙에 따른 ‘비상통로’에 대한 명시적 정의가 없는 상황에서 다른 법령을 근거로 비상통로 개념을 해석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런 1심의 판단이 ‘유추적용’에 해당한다고 보고 비상구·비상통로 의무 위반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13일 서울시 종로구 소재 참여연대에서 열린 아리셀 참사 관련 토론회에서 장진환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해석을 금지하는 ‘유추적용금지 원칙’은 문언의 의미를 벗어난 해석으로 새로운 처벌 근거를 만들어낼 수 없다는 취지”라며 “2심 재판부는 이를 지나치게 형식적으로 이해해 비상구 개념이 본래 지닌 피난 기능과 관련 법령상 의미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박 부연구위원은 “이 사건의 경우 회사 직원들이 대피 경로가 표시된 사진을 본 적이 있다고 진술하는 등 참고 자료도 있었기 때문에, 재판부가 이를 보다 면밀히 살폈다면 법 적용의 핵심 개념인 ‘비상통로’를 확정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순관 아리셀 대표는 아리셀 참사와 관련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수원고법 항소심에서 원심(징역 15년)보다 크게 감형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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