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V2 향한 kt의 도전… 두터워진 뎁스, 승리 부른다
김현수, 연일 맹타… 벤치 리더십까지 발휘
지명타자 자리 활용, 장성우 타격감 살아나
고영표·소형준·오원석 선발 라인업 ‘탄탄’
허경민·안현민 부상에도 대타·백업 등 완벽
‘내달 안현민 복귀’ 어떻게 거듭날지 팬 설레
프로야구 막내 구단 수원 kt wiz가 올 시즌 두 번째 우승을 향해 닻을 올렸다. 시작을 뜻하는 ‘비기닝(beginning)’과 대량 득점 이닝을 일컫는 ‘빅이닝(big inning)’의 뜻을 모두 담아 ‘THE BIGINNING’을 기치로 선언, 담대한 도전에 나섰다.
시즌 전체 일정의 4분의1 가량이 지난 현재(13일 기준) kt는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시즌 개막 전 kt의 선전을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kt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초반 반짝 돌풍을 넘어 이제는 선두권에 안착, 큰 그림을 그리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비결은 무엇일까.
■스토브리그의 승자
이번 시즌 kt의 가장 큰 변화는 선수 구성원이다. 시즌 개막전 당시 허경민과 안현민을 제외한 나머지 선발 라인업이 모두 새로운 얼굴들로 꾸려졌을 만큼 전력이 보강됐다.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된 김현수·최원준·한승택과 강백호의 보상 선수로 이적한 한승혁이 kt 유니폼을 입게 됐다. 전역 후 1군에 올라온 류현인과 신인 유격수 이강민도 마법사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의 활약이 굉장하다. 에이징 커브를 의심받았던 김현수는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중심 타선에서 타격을 이끄는 것은 물론, 벤치 리더십을 발휘하며 특히 젊은 선수들에게 경기력 외에 큰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다.
영입 당시 오버페이 논란이 있었던 최원준은 공수주(공격·수비·주루)에서 맹활약하며 스스로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0.329의 타율과 0.416의 출루율로 테이블세터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으며, 팀 도루 20개 중 절반인 10개의 도루를 생산해냈다. kt의 ‘뛰는 야구’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며 확실한 리드오프로 자리 잡았다.
한승택은 상당수 경기에 포수로 선발 출장하며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덕분에 주전 포수 장성우의 체력 안배에도 영향을 미치며 장성우의 공격력을 끌어올리는 효과로도 이어졌다. 한승혁 역시 불펜의 핵심축을 맡아 마무리 박영현으로 이어지는 필승조의 활약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스토브리그의 진정한 승자는 누가 뭐래도 kt다.
■DH 숨통… 방망이 팀으로 진화
팀의 주축 타자였던 강백호와의 이별은 아쉬운 일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현 시점 기준으론 기회비용 측면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평가받고 있다. 더욱이 기존 강백호에 국한됐던 지명타자(DH) 자리를 십분 활용할 수 있게 된 점이 고무적이다. 체력 관리가 필요한 선수들이 이따금씩 지명타자로 출장하면서 타선 전체에 숨통이 트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장성우가 대표적이다. 최근 타격 페이스가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시즌 초반 지명타자로 나선 장성우의 타격감은 대단했다. 외인 용병 힐리어드의 부진으로 4번 타자 중책까지 맡으면서도 연일 매서운 공격력을 선보이며 한때 홈런·타점 부문 선두를 질주하기도 했다. 장성우 외에도 김현수나 김민혁 등이 종종 지명타자로 출장하며 수비 부담을 덜고 타격에 집중하며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kt는 올 시즌 방망이의 팀으로 진화했다.
13일 기준 kt의 팀 타율은 0.286으로 10개 구단 중 1위다. 팀 안타도 383개로 가장 많다. 가공할 만한 공격력을 통해 방망이로 상대 마운드를 무너뜨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지고 있어도 타선의 집중력으로 경기를 뒤집는 경우가 많았다. 시즌 초반 타율이 1할대까지 떨어지며 부진을 면치 못했던 힐리어드가 서서히 깨어나며 타선에 불을 당기고 있다. 힐리어드는 홈런 10개로 이 부문 리그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통산 타율 0.271의 김상수도 3할 타자(0.314)로 거듭나며 하위 타선과의 연결 고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여전히 탄탄한 철벽 마운드
투수 출신 이강철 감독이 사령탑을 맡은 이후 kt의 팀 컬러는 ‘마운드’였다. 고영표와 소형준, 오원석으로 이어지는 국내 선발 라인업은 늘 다른 팀의 부러움을 산다. 지난해 외인 투수 2명이 동반 부진을 겪으면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올해 영입한 사우어와 보쉴리가 현재까진 든든하게 버텨주고 있다.
사우어는 압도적인 구위의 투수는 아니지만 올 시즌 선발 출장한 모든 경기에서 꾸준히 5이닝 이상씩을 소화하며 안정감 있는 이닝이터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보쉴리는 팔색조 투구로 개막 후 22이닝 연속 무실점이라는 기록까지 세우며 시즌 초반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기록 중단 이후 다소 주춤했으나 최근 다시 반등하며 다승 부문 공동 1위(5승)에 올라 있다.
고영표·소형준·오원석 국내 선발 3인방은 여전히 건재하다. 특히 팀의 5선발인 오원석은 다승 공동 2위(4승), 평균자책점 공동 4위(2.63)를 기록하며 1선발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5명의 선발진이 거르지 않고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것은 물론, 대부분의 경기에서 5이닝 이상을 소화하고 있다. 선발이 버텨주니 소위 ‘계산이 서는’ 야구가 된다. 여기에 부상에서 복귀한 배제성까지 합류, 선발 마운드는 한층 더 높아졌다.
김민수·손동현·전용주·한승혁·스기모토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든든히 뒤를 받치고, 주권·우규민 등 베테랑 선수들도 불펜에 힘을 싣고 있다. 국가대표 마무리 박영현은 올해도 팀의 승리를 지키는 역할을 부여받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다. 선발과 불펜, 마무리에 이르기까지 철옹성 같은 kt의 마운드는 여전히 팀을 지탱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두터운 뎁스… 잇몸야구도 문제없다
시즌 초반 불방망이를 휘둘렀던 허경민이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만 해도 근심이 깊었다. 하지만 전천후 내야수 오윤석은 허경민의 빈 자리를 훌륭하게 메웠다. 허경민과 함께 설상가상으로 팀 내 공격 지분이 가장 높은 국대 거포 안현민마저 햄스트링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근심을 넘어 위기감이 감돌았지만, kt의 잇몸은 꽤 강해져 있는 상태였다.
때마침 김민혁이 부상에서 회복해 타선에 가세했고, 유준규는 대주자를 넘어 타격에서도 자신의 능력치를 발휘하고 있다. 이정훈은 중요한 득점 기회마다 확률 높은 타격으로 가장 믿을 수 있는 대타 요원으로 자리를 굳혔고 포수 강현우와 배정대·장준원·권동진 등의 야수들도 든든한 백업 역할을 맡아주고 있다. 올해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 유격수 이강민은 팀의 미래로 무럭무럭 성장해 가는 중이다.
안현민의 공백이 역설적으로 kt 우승의 기대감을 더 높이고 있다. 안현민 없이도 리그 1위 자리를 굳건히 수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6월 안현민 복귀 이후 kt가 얼마나 더 강한 팀으로 거듭날지, 위즈팬들의 가슴이 뛰고 있다.
kt 위즈의 V2를 향한 여정을 동행합니다. 2026 시즌 전 경기 리뷰 ‘굿모닝 위즈’
/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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