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의 사유지 무단점거 문제는 아주 오래된 현안이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해마다 빠지지 않고 거론한다. 그 때마다 국방부는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하지만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군 사유지 무단점유는 해소되기는 커녕 해마다 점유 면적이 커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토지 소유주들은 법적 대응으로 맞서지만 현실적인 구제에 이르지 못하고, 국민권익위의 배·보상 권유는 예산 부족으로 겉돌고 있다.
2024년 국방부의 국정감사 제출 자료에 따르면 국방·군사 시설로 무단점유한 사유지 총 면적이 2천241만㎡로 여의도 면적(290만㎡)의 7.7배에 달했다. 공유지(585만㎡)까지 포함하면 총 2천826만㎡의 사·공유지를 무단점유했다. 접경지역인 경기도 62.8%(1천775만㎡)와 인천시 5.3%(115만㎡)에 무단점유가 집중됐다. 이는 국방부가 2020년 국정감사에 제출한 무단점유 현황인 총 2천155만㎡(사유지 1천737만㎡, 공유지 418만㎡)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국방부가 파악한 2026년 현재 무단점유 사유지는 총 2천600만㎡로 어김없이 확대됐다.
군의 사유지 무단점유가 해마다 확대된 반면 토지소유주들의 권리 회복은 방치된 채 만성화됐다. 인천 거주 60대 김모씨는 28년 전 매입한 백령도 토지 2만㎡를 방치하고 있다. 군이 철조망을 치고 지뢰매설 표지판을 설치해 멀쩡한 자기 땅에 접근조차 못한다. 지뢰 및 철조망 철거 소송에서도 패했다. 사실상 땅을 군에 강제 헌납당한 형국이다. 지난 1월 강화도에선 군 당국이 한 주민의 논밭에 50년 전 설치된 군용 벙커를 철거해 뉴스가 됐다. 사유지 무단점유에 대한 군과 정부의 무대책 때문에 이례적인 뉴스가 된 것이다.
이재명 정부에서 방치할 일이 아니다. 이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재임시절 불법 계곡점유 행태에 철퇴를 내렸고, 취임 이후에도 엄단에 소극적인 행정을 질타했다. 정부가 군이 사유지를 무단점유한 현실은 비양심 민간인들의 계곡 점유에 비할 바가 아니다. 정부가 국민의 사유재산을 무단 점유하고, 정부가 이를 사실상 방치해 무단점유 면적을 확대하고 기간을 연장하고 있으니 정의롭지 않다.
2024년 기준으로 군의 무단점유 토지 개별공시지가 총액이 5천856억원(사유지 4천836억원·공유지 1천20억원)으로 추정했다. 작정하고 예산을 세우고 집행하면 군의 사유지 무단점거를 전면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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