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감사해요, 오늘은 저희가 쏩니다”
신뢰·존중 어우러진 분위기
교권침해 세태 풀어갈 ‘열쇠’
14일 오전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곡정고등학교에는 평소에 볼 수 없던 ‘커피차’ 1대가 왔다.
커피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곡정고 교사들이었다. 커피차는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이런 아이디어를 냈고 학교의 지원을 통해 마련했다.
이날 곡정고에서는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두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기획해 커피차를 비롯해 선생님에 대한 감사가 담긴 메모를 모아 전시했다. 메모에는 ‘엇나가도 포기하지 않고 저 챙겨주셔서 아직도 감사해요’, ‘선생님 덕분에 어려운 생명 과학 내용도 조금이나마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항상 재밌고 유익한 생명 수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내용이 적혔다.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감사를 표하는 영상을 화면에 내보내기도 했다. 곡정고 학생들은 지난해에도 이 같은 행사를 마련하며 스승에 대한 존경을 표시했다.
곡정고 교사들은 제자들의 진심이 담긴 메모와 감사 영상을 유심히 쳐다보며 흐뭇해했다.
또 학생들은 교사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고 교사와 학생들은 그 어느 때보다 밝은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곡정고에서 만난 교사들의 목소리에는 힘든 기색이 담겨있지 않았다.
박종민(39) 교사는 “학생과 선생님들은 서로의 존중을 바탕으로 서로의 성장을 바라고 있다”며 “우리 학생들은 순수한 마음으로 ‘선생님을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라는 마음을 가졌다”고 말했다.
원광희(31) 교사는 “요즘 학교 현장이 어렵고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현장은 여전히 학생과 학부모, 선생님 간 사랑과 믿음이 넘쳐나는 아름다운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밝은 얼굴을 한 곡정고 학생들의 입에서도 학교생활의 어려움이나 불만은 찾아볼 수 없었다.
현장에서 만난 선모(2학년) 학생은 “나이가 어려서 실수를 할 때도 있지만, 다들 마음속에는 선생님을 향한 좋은 마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타인을 위하는 마음을 키운다면 더 좋은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진(3학년) 학생회장은 “교장, 교감 선생님을 포함해 많은 선생님이 반갑게 웃어주시고 먼저 말을 걸어 주시기 때문에 항상 웃으면서 지낼 수 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밖에 최근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이 교육계에서 해결해야 할 대표적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이날 만난 곡정고 교사의 말은 하나의 해법처럼 들렸다.
김윤나(43) 교사는 “아이들은 모두 소중한 누군가의 자식”이라며 “이런 마음을 가지고 학부모님들과 아이 1명을 잘 키워내는 ‘동지’라는 생각을 하고 교직 생활을 한다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
경인일보 Copyright ⓒ 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