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도시… 미래를 새로 쓴 이야기
나비날다책방서 경신원 작가 북토크
‘책나르샤’ 영국 한 마을 사례와 닿아
“거창한 개발 아니라 일상서 재발견”
책과 얽힌 인천의 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곳 배다리 헌책방 거리. 그곳에 있는 ‘나비날다책방’에서 책 ‘소멸하지 않는 도시’(투래빗 刊)의 저자 경신원 작가와 시민들이 만나는 ‘북토크’ 행사가 지난 13일 오후 열렸다. 이날 북토크는 ‘헌책방거리’라는 인천의 매력적인 자산을 토대로 어떻게 지역의 미래를 새롭게 그려갈 수 있는지 꿈을 꾸는 시간이 됐다.
경 작가의 저서 ‘소멸하지 않는 도시’는 ‘축소의 시대, 세계 도시들은 어떻게 다시 살아났는가’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모든 도시와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경 작가의 이날 ‘북토크’의 요지는 축소가 더 이상 지방의 일만이 아니라 대도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현실이며 이제는 성장이 아닌 매력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날 북토크에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기획자, 사진작가, 시민단체 활동가, 초등학교 교사를 비롯해 나비날다책방과 경 작가를 좋아하는 독자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경 작가는 축소의 위험에서 ‘드라마틱’한 반전을 이뤄낸 세계 다른 도시들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 가운데 책이라는 매개를 통해 새 미래를 그린 영국 웨일즈의 작은 책마을 ‘헤이온와이(Hay-on-Wye)’의 이야기가 나비날다책방이라는 공간과 맞물리며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무엇보다 이번 북토크는 최근 배다리에서 일어난 작은 기적, ‘책 나르샤’ 프로젝트 이후 열려 그 의미를 더했다. 최근 150여 명의 시민이 수백 미터에 이르는 인간 띠를 이어 1만여 권의 책을 손에서 손으로 옮긴 이 진풍경은,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배다리 헌책방 거리의 새로운 가능성과 저력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던 터였다.
경 작가가 이날 들려준 영국의 신비한 책 마을 이야기는 배다리 헌책방 거리에 모인 이들에게는 특별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현재 헤이온와이에는 20여개 독립서점이 있고, 중고 서적뿐 아니라 전문서적과 희귀본 등 다양한 책을 팔고 있다. 매년 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는 약 10일간 ‘헤이 페스티벌’이 열리는데, 이름난 작가, 예술가 등 다양한 분야 저명 인사가 참여해 강연·토론·공연 등 600개 이상의 행사가 진행된다. 매년 수십만 명의 방문객이 찾는 세계적인 축제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인구 감소와 빈 점포, 빈 건물로 침체된 작은 농촌 마을이었는데, 1961년 26세의 괴짜 청년 리처드 부스(RICHARD BOOTH)가 책방을 열면서 변화가 시작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헤이온와이의 사례는 불과 며칠 전 ‘책 나르샤’의 감동을 목격한 이날 북토크 참석자들에게 기분 좋은 상상을 불어넣기 충분했다.
경 작가는 “도시의 매력은 결국 그 도시만의 이야기, 사람, 장소, 경험에서 비롯된다”면서 “해답을 거창한 개발 계획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시민의 참여, 지역의 자산, 일상을 재발견하는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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