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1학년 과대표로 4·19 시위 참여 독려

“역사 속 잘못된 원칙 늘 국민이 바로 잡아와”

“민주주의 한 세대 완성 아닌, 지켜내는 과정”

제66주년 4·19혁명 유공자 국가포상 대상자로 선정된 전진표씨가 인터뷰에서 당시 동아일보 등 언론사에 게재된 내용들을 설명하고 있다. 용인/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
제66주년 4·19혁명 유공자 국가포상 대상자로 선정된 전진표씨가 인터뷰에서 당시 동아일보 등 언론사에 게재된 내용들을 설명하고 있다. 용인/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

“우리를 움직였던 것은 거창한 이념이 있어서가 아니라 ‘정의롭지 않다’는 아주 단순하고도 분명한 ‘양심’이 원동력이었어요. 당시 우리가 요구했던 것은 권력이 아니라 국민의 뜻이 왜곡되지 않는 공정한 나라였습니다.

1960년 동국대학교 임학과 1학년이던 전진표씨는 재학 중 과대표로 시위에 앞장서고, 동교생들의 시위 참여를 독려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수십 년 만에 제66주년 4·19혁명 유공자로 건국포장을 수훈했다.

당시 동아일보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동국대 교정에서 을지로를 거쳐 경무대(현 청와대)까지 이어진 시위 현장 맨 앞줄에서 민주화 운동의 기폭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용인 수지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전씨는 “너무도 행복하고 마음을 표할 길이 없다”고 했다. 늘 당시 이름 모를 시민들과 부상 입은 고등학생 민기남씨를 함께 구했던 일을 늘 기억하고 있던 그는 지금은 먼저 세상을 떠나 없지만, 그의 집과 묘를 찾아 마음을 나누기도 했다고 전했다.

부당한 국가 권력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나섰던 청년 전진표가 80대 노인이 되어 다시 겪은 2024년 12월3일 ‘윤석열의 계엄’을 어떻게 바라봤을까. 이 질문에 대해 그는 조심스럽지만, 단호하게 전했다.

그는 “민주주의라는 것은 어느 한 시대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지켜내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떤 경우든 국가권력은 헌법의 틀 안에서 행사 되어야 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가 최우선으로 존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계엄과 같은 비상 조치는 매우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고, 필요성과 정당성은 국민 앞에 분명히 설명되어야 한다. 역사 속에서 원칙들이 잘 못 흔들릴 때마다 국민이 늘 바로 잡아왔다”며 “중요한 것은 그 정신을 오늘날에 어떻게 이어가고 살려내야 하는지다”라고 했다.

제66주년 4·19혁명 유공자 국가포상 대상자로 선정된 전진표씨가 인터뷰에서 당시 동아일보 등 언론사에 게재된 내용들을 설명하고 있다. 용인/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
제66주년 4·19혁명 유공자 국가포상 대상자로 선정된 전진표씨가 인터뷰에서 당시 동아일보 등 언론사에 게재된 내용들을 설명하고 있다. 용인/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

그러면서 자신은 산림을 가꾸는 것도 국경을 초월하고 평화를 지키는 일 중 하나라 믿고 있다고 했다. 현재 용인 수지구에서 지내는 그는 산림청에 입사해 2001년 남부지방산림청장으로 퇴직한 후에도 국내 1호 산림 평화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는데, “산림 평화 원칙은 비폭력 상호 존중과 지속 가능한 산림 경영으로 지구촌의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삶의 방식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씨는 “전 세계가 전쟁과 기후위기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 (이번 탄핵 국면처럼) 산림은 비폭력으로 평화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고, 갈등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며 “나는 산을 가꾸며 그런 문화 공로자의 역할을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미래 세대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도 전했다. “민주주의는 어느 한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세대가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시대도, 사회 환경도 많이 달라졌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있는 열심히 해낸다면 건강한 사회가 된다고 믿어요.”

용인/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