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별도 운영 속 광역 이동 주민 불편

수도권행정협의회 구성 통한 의제화 가능성

정기권과 환급형 간 운영 방식 차이 걸림돌

지자체 간 추가 재원 부담 형평성 등도 숙제

수도권 교통 체계 통합 별도 기구 설립 제언

인천도시철도 1호선 아라역에서 시민들이 전동차를 기다리는 모습. 2025.12.16 /경인일보DB
인천도시철도 1호선 아라역에서 시민들이 전동차를 기다리는 모습. 2025.12.16 /경인일보DB

2024년 서울시가 출시한 대중교통 정기권 ‘기후동행카드’가 촉발한 대중교통비 지원 사업은 정부의 환급형 카드 ‘K-패스’를 기반으로 각 지방자치단체가 추가 지원(환급)하는 인천시 ‘i-패스’와 경기도 ‘The경기패스’로 확대됐다.

그러나 수도권 3개 시도가 사업을 제각각 운영하다 보니 시도별 교통 체계 간 연계 부족, 할인 혜택 차이 등 공동의 생활권으로 묶인 수도권 주민들의 불편이 크다. 특히 인천에서 서울, 경기에서 서울 등 광역 단위로 이동하는 수도권 주민은 할인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6·3지방선거에 나서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와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가 12일 오전 국회 소통관 앞 벤치에서 ‘원팀 간담회’를 마친 뒤 포부를 밝히고 있다.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6·3지방선거에 나서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와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가 12일 오전 국회 소통관 앞 벤치에서 ‘원팀 간담회’를 마친 뒤 포부를 밝히고 있다.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지난달 12일 더불어민주당 서울·경기·인천 후보들이 처음 만나 추후 수도권 공동 의제를 논의하는 ‘수도권행정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했고, 실제 협의체가 구성될 경우 수도권 교통카드(대중교통비 지원 사업) 통합 또한 주요 공동 의제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수도권 3개 시도가 추진해 왔지만, 속도가 매우 더딘 현안이기 때문이다.

수도권 교통카드를 하나로 만들기 위해선 수도권 통합 교통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우선 운영 방식의 차이가 교통카드 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서울시 기후동행카드는 단기권 혹은 30일 단위로 ‘할인된 선불카드’이고, 인천시 i-패스와 경기도 The경기패스는 대중교통 이용 횟수만큼 사후 정산해 교통비의 일정액을 환급해주는 구조다.

대중교통 정기권에 관한 국토부·수도권 지자체 합동 기자설명회. 2024.01.22 /경인일보DB
대중교통 정기권에 관한 국토부·수도권 지자체 합동 기자설명회. 2024.01.22 /경인일보DB

수도권 3개 시도 교통카드를 기후동행카드와 같은 선불형 정기권으로 통합한다면, 출퇴근 인구 등 수도권 광역 대중교통 이동량이 서울에 집중된 상황에서 예산 분담률의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서울시의 반대 논리가 있다. 그렇다면 현재 인천시와 경기도가 운영 중인 K-패스 기반의 환급형 교통카드로 수도권 통합 교통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대안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서울, 경기, 인천 모두 K-패스 기반 정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말 한 달 동안 환급 기준을 초과해 대중교통비를 지출한 경우, 사용액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는 정기권 개념을 도입한 K-패스 ‘모두의 카드’를 도입한 바 있다. 서울시 또한 지난달 고유가 대책 관련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기후동행카드 이용자에게 3개월 동안 매달 3만원씩 환급해주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 정기권과 환급형 교통카드가 혼합돼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 예산으로 서울 시민 교통카드를 지원해야 하는지, 혹은 서울시 예산으로 인천 시민 교통카드를 지원해야 하는지 등의 추가 예산 분담 문제는 또 다른 걸림돌이다. 수도권 3개 시도 모두 교통비 할인 정책에 상당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천시가 i-패스에 투입하는 연간 예산은 약 292억원 규모이며, 지난달 고유가 대책과 관련된 추경을 통해 i-패스 추가 환급비 122억원을 더 투입하기로 했다. 서울시도 올해 1차 추경을 포함해 2천억원 이상을 투입하고 있으며, 경기도 일부 기초자치단체는 별도의 기후동행카드 환급비를 지원하고 있다.

장기적인 대안으로는 수도권 교통 체계를 통합해 자체적인 재정권과 예산 편성권, 노선 편성권 등의 기능을 갖춘 수도권 교통기구 설립이 거론된다.

인천연구원 교통물류연구부 석종수 선임연구위원은 “수도권 교통카드 통합은 각 광역단체가 별도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광역단체장은 물론 광역의회까지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풀기 어려운 것”이라며 “중앙정부 입장에서 조율만 하고 있는 현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를 넘어선 수도권 전체 대중교통을 관할하는 별도의 행정기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인일보는 6·3 지방선거에서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의 의미, 실행 방안·절차, 실현 가능성 등을 구체적으로 점검하는 기획 시리즈 ‘공약, 팩트체크!’를 선거 기간 동안 연재한다. 선거 공약을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 ‘공약 접근성’을 높이고자 한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