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인프라 막힌 제조업 “팔아도 손해”
저임금 글로벌 경쟁·유통단지 부족
지역 부가가치 변이계수 0.83→1.13
공공 조직·공동 물류 인프라 필요
18일, 포천시 송우리 43번 국도 양옆으로 가구 판매장이 늘어선 가구거리는 한산했다. 이 거리는 경기 북부지역 가구산업의 핵심적인 유통 창구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곳 한 매장의 점주는 “요즘 같은 불황엔 파는 게 오히려 손해일 정도로 마진율이 낮다. 그나마 가성비 좋다는 소문으로 찾는 고객이 있어 버티고는 있으나 점점 한계를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경기 북부지역 가구 제조 기업은 5천500여 곳으로 지역 산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2000년대 들어 급격히 늘기 시작한 인쇄·기록 매체 복제업 4천100여 곳과 섬유 제조업 3천100여 곳이 그 뒤를 잇는다.
한때 지역경제를 떠받치던 이들 산업은 대부분 주문자생산(OEM)에 의존하는 데다, 중국과 동남아 등 저임금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낮은 부가가치로 인해 이제 지역에서도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같은 수도권이지만 전자부품, 의료정밀기기, 의약품 등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의 경기 남부지역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뚜렷해진다. 경기도의 지역별 부가가치 변이계수는 2010년 0.83이던 것이 2023년 1.13으로 크게 높아졌다. 부가가치 변이계수는 부가가치의 지역별 차이를 나타내는 값으로, 수치가 클수록 차이가 크다는 의미다. 경기 남북부 산업의 부가가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경기 북부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유통단지, 공동집배송센터, 물류터미널 등 물류 인프라 부족은 곧바로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이윤 폭을 줄이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경기지역 물류단지는 현재 운영 중인 13곳과 추가로 짓는 5곳을 합쳐 18곳에 이르지만, 북부지역에는 단 한 곳도 없다.
이처럼 경기 북부 중기들은 생산비용 상승에다 물류비 상승까지 ‘이중고’를 겪으며 경쟁력을 잃고 있다. 물류 인프라가 부실하면 첨단산업단지가 들어선다 해도 유통 체증으로 인해 기대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현재 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역 중기 경쟁력 향상을 위해 산업 고도화를 이끌 공공 조직과 공동 물류 인프라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경기북부지역본부는 경기창조혁신센터와 판교테크노밸리의 매칭과 같은 스타트업 육성, 기술사업화, 펀딩 등을 주도할 산업고도화 플랫폼과 첨단산업단지의 연계 시스템을 제안하고 있다. 경기북부혁신센터를 설립해 고양테크노밸리·양주테크노밸리와 연계망을 구축하는 방안이 현재 떠오르고 있다.
경기북부본부 관계자는 “경기북부의 물류 인프라 확충은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추진돼야 한다”며 “현재 경기도가 추진 중인 ‘북부 대개조 프로젝트’나 남북경제협력 등 미래 수요에 대비해 중소기업이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용 물류센터, 보관창고, 공동집배송센터 등 인프라를 갖추는 방안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포천/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경인일보 Copyright ⓒ 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