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마다 행정복지센터서 배부

품귀 우려 확산되자 물량 조절

지급 늦어지자 직접 구매 ‘부담’

“최소 생활 보장, 우선 확보해야”

경기 남부지역에 거주하는 기초생활수급자 강모(79) 할머니는 분기마다 관할 행정복지센터에서 무료로 종량제봉투를 받을 수 있지만, 최근 물량 부족으로 지급이 이뤄지지 않아 두 번이나 헛걸음을 했다.

그는 “봉투를 받으러 다시 복지센터에 왔는데 없다고 하더라. 못 받은 지가 몇 달은 된 것 같다”며 “안 쓸 수는 없으니 결국 마트에서 봉투를 사서 쓰레기를 버리고 있지만 부담이 크다”고 했다.

미국·이란 전쟁의 여파로 나프타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종량제봉투 공급난 우려가 커진 가운데(3월27일자 2면 보도) 도내 일부 지자체에서는 취약계층에게 무상 지급되는 종량제봉투 배부 일정까지 지연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수급자 등 취약계층에게 일반용 종량제봉투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1인 가구는 매월 60ℓ, 다인가구는 매월 120ℓ를 받을 수 있다. 지급 시기와 방식은 시·군과 읍·면·동별로 다르지만, 대부분 분기마다 한 차례씩 관할 행정복지센터에서 직접 배부한다.

문제는 종량제봉투 품귀 우려가 확산하면서 물량 조절 차원에서 취약계층 대상 무상 지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종량제 봉투의 제작 모습.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종량제 봉투의 제작 모습.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강 할머니가 거주하는 지자체의 경우 분기마다 한 차례씩 연간 총 네 번 종량제 봉투를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1분기(1월)에 배부됐어야 할 물량은 3월말~4월초에야 지급됐다. 2분기(4월) 물량 역시 늦어도 6월 말까지는 지급할 계획이지만, 아직 정확한 배분 시점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해당 지자체에서 종량제봉투를 지원받는 대상자는 2만여명에 달한다.

해당 지자체 관계자는 “종량제봉투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물량 조절 차원에서 지급이 늦어졌다”며 “현재도 종량제봉투 수요가 많아 추가 생산을 요청하고 있지만, 업체들도 전국 물량을 동시에 생산하고 있어 즉각적인 처리가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북부지역의 한 지자체 역시 당초 3월에 배분할 예정이었던 2분기 물량을 최근에서야 지급했다. 해당 지자체 관계자는 “사재기 현상으로 인해 배분이 한 달가량 늦어졌고 현재는 읍면동에서 순차적으로 나눠주고 있다”며 “분기마다 25만장 정도가 필요한데, 지역마다 배부 시기가 달라 큰 문제가 없는 곳도 있었지만 실제 물량 부족으로 지급하지 못한 곳도 있었다”고 전했다.

박은하 용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시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고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유지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지급되는 종량제봉투는 최소한의 생활 보장을 위한 지원인 만큼, 이를 우선 확보한 뒤 나머지 공급량을 조절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